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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지성
세상을 놔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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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4년이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앞으로 3번의 수술을 더해야 한다.

아직 잠에 안들었으니 오늘이지...

오늘 의사에게 두가지 플랜을 들었다.


plan 1.

복강경(배에 구멍을 뚫어서)으로 대장 끝부분을 끄집어내서 외부로 변주머니를 설치하여 항문을 통하여 변이 안나오고 튜브를 통해 장에서 배쪽으로 직접 나오게 하여 항문의 기능을 상실시킨다.

이후 다양한 수술로 난치성 치루누공이 완전히 나으면 다시 대장과 연결하여 변보는 기능을 회복시킨다.

수술plan : 변주머니 설치 및 오른쪽 누공 세톤(튜브박기) 수술 1회, 왼쪽 세톤 절개 및 제거 수술 1회, 오른쪽 세톤 절개 수술 및 변주머니 제거 및 항문기능 회복 수술 1회.... 총 3번의 수술이 진행된다.

장점1 :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다. 항문의 기능을 상실시킨다는 것은 변이 항문쪽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균으로 인한 오염이 없어지므로 치료의 기간이 단축된다는 소리겠지.

장점2 : 먹은것들이 항문을 통하지 않고 장을 통해 바로바로 나오니 가스나 변보기의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도 상당히 무서운 일들이다.)

단점1 : 배에 구멍을 뚫고 장을 외부로 노출시키고 변주머니를 달고 다 나을때까지 살아야 한다. 물론 병원 내에서도 변주머니를 달고 어디든 이동해야 한다.

단점2 : 배에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단점3 : 배에 뚫은 구멍때문에 통증이 추가될 것이다.

단점4 : 변주머니라는것이 화장실이랑 바로 연결된게 아니므로 보호자 또는 내가 하루에도 몇번이상 또는 몇십번 이상 비워줘야 한다는 거겠지.

예상기간 : 변주머니설치 및 오른쪽 절개 및 세톤설치 -> 1달뒤 -> 왼쪽 세톤 제거 -> 1달뒤 -> 오른쪽 세톤 제거 -> 2달뒤 -> 정상회복

추가로 엄청난 회복속도가 뒷받침되준다면 2개월(의사가 이렇게 말했다...) 나라면 최소 4개월은 걸린단 소리겠지...



plan 2.

반대면 엉덩이에 세톤 설치(엉덩이의 누공 부분이 있는곳을 절개하고 튜브를 박아서 막히지 않도록 조치하는것)를 한 뒤 상황을 봐가며 "만약" 상황이 좋다면 왼쪽 세톤 제거 수술을 한뒤 오른쪽 세톤을 제거하고 회복.

수술plan : 오른쪽 엉덩이 개복 및 세톤 수술 1회, 왼쪽 세톤 제거 및 회복, 오른쪽 세톤 제거 및 회복... 총 3번의 수술이 진행.

장점 : 엉덩이 외의 곳을 뚫지 않아도 된다. 

단점1 : 오른쪽 누공은 너무 깊어서 세톤술이 가능할지, 회복이 될지 안될지 의사도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만약 오른쪽 엉덩이에 세톤을 설치 후 지켜봤을 때 상태가 안좋아 질것 같으면 plan1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말 그대로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뜻.

단점2 : 변보기와 방구끼기 라는 무시무시한 죽음의 행위를 양쪽 엉덩이가 뚫려있는 상황에서 해야 한다. (현재 왼쪽만 세톤설치를 해논 상태인데도 상당한 통증과 무서움이 따른다. 상상해보라 똥꼬를 통해서 내가 원할때 끼는 방구가 아닌 엉덩이에 뚫려있는 구멍으로 불시에 통증을 동반하며 방구가 나오고 방구만 나오는 것이 아닌 진물 및 변물이 같이 나온다. 하나일때도 이런데 양쪽 다 뚫어놓으면 사람이 아주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예상기간 : 오른쪽 엉덩이 절개 및 세톤 설치수술 -> 1달뒤 -> 왼쪽 세톤 제거 수술 -> 1달뒤, 오른쪽 세톤 제거 수술 1회 -> 2달뒤 -> 정상회복


선택은 내 몫이다.

plan 1으로 가면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새해가 밝든 내년 2월이 오든 난 병원에서 지내야 할것이다. 물론 plan 2로 간다해도 4개월은 붙어있어야겠지...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럴만한 용기는 없다.

정확히 오늘 오후 3시 이전에 입원을 한다.

입원과 동시에 오늘 수술을 시작할 것이다.

수술대 위에서 전신마취제가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오늘 "또" 나에게 다가온다는 소리겠지.

눈을 뜨면 의사가 회복실에서 몇가지를 얘기해주고 올라올테고....

이런 순간을 앞으로 3회를 더 버텨야 한다는 것이 싫다.

위의 두가지 plan중 하나를 수술 전에 선택해야 한다.

두가지 모두 치가 떨린다.

최근 2차 수술(10월 4일 대학병원) 오른쪽 엉덩이에 튜브를 박고 한달을 보냈다.

그 전에 1차 수술(8월 16일 전문의원) 이후로도 누워지냈다.

정말 장애자처럼... 병신처럼 누워서 천정을 보며 보냈다.

앞으로 이런 생활을 4개월을 더 해야 하다니....

정신적인 공황... 존재의 이유... 사는 이유... 아무것도 이젠 느끼지 못하겠다.

먹는것도 힘들고 무섭다.

정말 최악까지 떨어지고 있다.

입원하고 수술하자마자 정신과를 가야겠다.

항우울증약물을 먹어야겠다.


하루에 세네번 하던 죽음에 관한 생각이 하루에 몇십번으로 바뀌었다.

내가 사는 이유도 까먹었다.

무엇이 나를 즐겁게 했었는지도 까먹었다.

배를 뚫어서 장을 꺼내서 변을 보며 살아야 하나.

이 삶은 이제 그냥 접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

아주 실패한 인생....

이젠 더 떨어질 바닥도 공허한 공간도 없다.

다시 올라갈 팔과 다리도 다 잘렸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피하는 것 같다.

베프중 한마리도 이젠 나를 피하는것 같다.

그렇게 우정을 다짐하던 일인맥들도 모두 연락이 끊겼다.

나를 불쌍히 여겨줄 여자도 없다.

엄마는 통증때문에 교회 안갔다고 나을 생각 없는 놈으로 대한다.

아빠는 내가 아픈걸 잊어버린것 같다.


딱 이 세상을 떠나고 싶은 순간이다.

시들시들한 멜로건 너무나도 슬펐던 순간들이 차라리 부러운 순간이다.

모든 감각신경을 차단당하고 3달째 누워있는 나는....

세상을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게 접을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하하..

2010-11-09 11:33:03

비밀 댓글.
마음이♡
2010-11-09 15:21:33

힘내세요.. 무엇보다도 몸이 힘들면 다 놓아버리고 싶겠지만..
엄마는외계인
2010-11-09 22:28:00

비밀 댓글.
유키
2010-11-11 14:51:29

힘내요..이런말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친정 아버지가 3년전 직장암 말기셨어요.
일산 암센터에서 1차 개복 수술후에 변주머니를 옆구리에 차고 일년간 생활하셨죠.

겉으로 봤을땐 옷이 다 가려주니까 괜찮았어요..

그런데 문제는...항문은 몇달만 쉬어도 기능을 빨리 잃어서..나중에 우리 아버지도 변주머니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셨었는데..

음..항문이 제 기능을 하기까지 대략 6개월~1년간은 성인용 기저귀를 밤엔 차고 주무시고..변이 그냥 흘러나온다네요/....

낮엔 여자들이 사용하는 생리대,,오버나이트 같은거나 아님 휴지를 깔고 다니시면서 자주 갈아 주셨어요.

그래도 이젠 완전히 회복하셔서 정상인과 똑같이 생활하고 계세요....나이 61에 병이 발견되어 그런 엄청난 수술을 하고도 견디며 사는데..지성님 아직 젊잖아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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