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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이제는 완성할 때다. 중반기의 완성을 위해
그 작은 새는 거기에 없었다.

직원 하나가 새 한 마리를 안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유리창에 부딪혀 정신을 잃고 있어서 주워 왔단다.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눈을 뜨고 두리번 거리지만 푸드득 거리지는 않는다.


우리는 새를 창가에 앉혀놓고 물을 조금 먹였다.


그 작은 부리에는 피가 고여 있었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려는듯 실같이 가느다란 혓바닥을 낼름 거리며 물을 찍어 먹었다.


새를 보면 정말 그 조상이 공룡이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그 작은 머리로 3차원 공간을 파악해서 날고 정확한 위치에 내려앉고


또 먹이를 찾아낸다.


새는 그야말로 자기 몸을 극대화 시킨 진화의 결과라고 하겠다.


비록 인간의 같이 죽기식의 문명이라는 야만적인 행동이


지구의 모든 아름다운 생물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어


그 중에 하나의 희생물이긴 하지만


정말 가까이서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멋진 생명체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듯 해서 데리고 나가


정원의 향나무 가지에 올려 놓았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지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앉아 눈을 꿈벅 거리고 있다.


그러나 어둑해진 저녁 퇴근 무렵 다시 그 나무를 찾아가 보았다.


나무 아래에 떨어져 죽어있거나 날아가 버렸거나 둘 중에 하나였겠지.


그런데 그 새는 바닥에도 나뭇가지에도 없었다.


그 새는 거기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내 기억 속에서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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