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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은 결코 사랑으로 바뀔 수 없다

2023년 2월 13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오늘 하루종일 박가이버가 눈을 들어오지 않는다. 퇴근 길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코로나에 걸려 이번주 출근이 어렵다고 한다. 최근에 아버님이 직장병에 걸려 경희대강동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신경 쓰다보니 과로에 면역력이 떨어져 걸린 것 같다. 출퇴근도 걸어서 하던지 자전거를 타고 하는데 너무 무리한 거 같다. 박가이버가 없어도 사무실은 돌아간다. 그런데 조금 허전하다고 할까 그가 없으니 조용하기만 하다. 박가이버도 아버님도 속히 쾌차하기를 기도해본다.

고전을 만나다 보니 책 속에서 만난 화가, 음악가, 소설가 들은 상당히 아니 아주 똑똑한 인물들로 비쳐진다. 그런데 그 똑똑한 인물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왜 자살을 하였을까? 의문에 의문의 꼬리표가 따라온다. 초조한 마음의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책 초조한 마음은 "연민"을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타인에게 사랑이라는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연민이란 자신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불행히도 연민은 결코 사랑으로 바뀔 수 없다. 타자의 불행을 감지했을 때 출현하는 감정이기에, 연민의 밑바닥에는 다행히 자기는 그런 불행을 겪지 않았다는 것, 나아가 불행한 타자를 도울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에디트는 내게 등을 돌리더니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수줍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가 보세요. 이 바보 같은 사람. 가세요" 나는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어두운 복도에 나오는 순간 온몸의 힘이 풀려 버렸고 현기증이 나서 벽을 붙잡아야만 했다. 이거였구나! 이거였어! 뒤늦게 밝혀진 에디트의 비밀, 그녀의 불안감과 나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공격성을 설명해 주는 비밀은 바로 이거였다! 내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꽃 향기를 맡다가 갑자기 독사에게 물린 기분이었다. 에디트가 나를 때렸거나 욕했거나 내게 침을 뱉었더라면 차라리 놀라지 않을 것이다. 예민하고 변덕이 심한 에디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모두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은, 몸이 아픈 그녀가, 만신창이인 그녀가 사랑을 할 수 있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것, 이것만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어린아이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힘없는 소녀가 감히 진정한 여인의 감각적이고 의식적인 사랑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나로서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은 예상했어도 운명의 저주를 받아 자신의 몸조차 가눌 힘 없는 소녀가 남자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 단순히 연민 때문에 이곳에 오는 나를 그토록 끔찍하게 오해했다는 사실만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 호프밀러 소위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눈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고? 내가 하루나 이틀 저녁을 장애인 아가씨와 함께 수다를 떨면 그녀의 눈빛이 반짝이고 볼에 생기가 돌고 내 존재로 인해 암울했던 집 안이 환하게 밝혀진다고?'

"의사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만은 반드시 의사가 되어줘야 하고,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이 의사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길입니다. 처음부터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의사는 의사의 본분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입니다." (p 191).

"연민은 모르핀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료도 되지만 그 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제때 중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처음 몇 번 맞을 때에는 마음이 진정되고 통증도 없애주죠. 그렇지만 우리의 신체나 정신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나답니다. 신경이 더 많은 양의 모르핀을 찾게 되는 것처럼 감정은 더 많은 연민을 원하게 됩니다. " (p 235).

"나는 이 세상에 나쁜 일이 발생하는 까닭은 사악함이나 잔인함이 아닌 나약함 때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p 246).

"우선 그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맙시다.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에도 '몇 개월 후에 종양이 다시 생기면 어떡하지고' 라는 생각을 미리 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 도와달라고 하면 나는 그저 한 가지 일을 할 뿐입니다. 망설이지 아노고 돈을 쓰는 거죠. 어떤 경우든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운에 맡겨야 합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신에게 맡겨야 한다고 하겠죠. 몇 개월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요!" (p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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