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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2023년 2월 16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아침에 로숀을 바르다보니 다 떨어졌는지 잘 나오지를 않는다. 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퇴근 길에 상가 도로변으로 걷기를 하였다. 화장품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오늘 따라 로또 복권방이 눈에 뜨인다. 두 번째 만난 복권방에서 복권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계속 걷는데 중년의 부부가 팔짱을 끼고 걷는다. 보기에 좋았다. 나는 언제 저렇게 팔짱을 끼고 걸어볼 수 있을까? 다시 길을 걷는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방금 떠난다. 기다리는것보다는 걷는게 좋을 것 같아 다시 걸었다. 세 번째 복권방이 눈에 뜨인다. 당첨 결과를 정문에 부착해 놓았다. 여기서 사면 확률적으로 당첨될 확률이 높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괜히 너무 일찍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걸었다. 또 복권방이 보인다. 주변에 상가들이 집중해 있다보니 복권방이 많이 보인다. 특히나 오늘따라 복권방이 눈에 자주 뜨인다. 역앞의 정류장의 시간표를 보고 있노라니 내가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한다. 아니 전전 정류장에서 출발한 지 10분도 안되었는데 버스가 도착한다. 퇴근 길이라서 버스가 집중적으로 배치되었나보다. 오늘 구입하려던 화장품은 주말에 구입하여야 할 것 같다.

오늘도 김경민의 시 읽기 좋은 날 세 번째 차트 세상을 향한 목소리 정호승의 슬픔을 위하여를 옮겨보았다.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이를 사산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늘 새벽, 슬픔으로 가는 길을 홀로 걸으며
평등과 화해에 대하여 기도하다가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저 새벽별이 질 때까지
슬픔의 상처를 어루만지지 말라
우리가 슬픔을 사랑하기까지는
슬픔이 우리들을 완성하기까지는
슬픔으로 가는 새벽길을 걸으며 기도하라
슬픔의 어머니를 만나 기도하라

우리는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하여 이러쿵 저러쿵 할 이야기가 없다
특별히 오늘 주제로 삼고 있는 슬픔에 대하여는 더덕욱 그렇다.
슬픔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나에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의아해 할 수도 있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나에도
찾아온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알 수가 있었다.
슬픔은 부모님의 돌아가신 일도 있을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슬플수도 있고, 자녀가 잘못되어 슬픔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슬픔을 만나면서 그 전에 좋았던 일을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슬픔과 그전의 행복속에서
슬픔을 잊기 위한 연습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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