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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야 도를 알았다

2023년 2월 20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었다. 어제 저녁에 알람벨을 맞추어 놓지 않았다.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저녁 늦게 까지 책을 읽을 수가 없다. 형광등 불빛이 너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그래서 피곤하면 바로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그래도 늦지 않게 잠에서 깨었다. 꿈 속에서 그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모든 것 다 내려놓고 다 버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출발하라고 하신다. 그래야 할 거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꿈 속에서 대답을 한 거 같다.

오늘은 장자에 대하여 글을 읽었다. "북쪽의 컴컴한 바다에 곤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 곤의 크기는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른다. 그것은 나중에 새로 변하는데, 그 새 이름을 붕새라고 한다. 붕새의 등은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지 모른다. 이 붕새가 힘껏 날면 날개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가 요동을 칠 때 남명이라는 남쪽의 컴컴한 바다로 옮겨간다. 남명은 하늘의 연못이다."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워 줄 만한 힘이 없다. 한 잔의 물을 마루의 음푹 팬 곳에 부으면 작은 풀은 배처럼 뜨지만, 거기에 술잔을 놓으면 바닥에 달라붙어 버린다. 물은 얕은데 띄우려고 하는 물건이 크기 때문이다. 바람의 두께 역시 두텁지 않으면 큰 날개를 뛰워줄 힘이 없다. 그래서 붕새가 9만 리 상공으로 올라가는 것이고, 그러면 바람은 바로 그 아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비로소 바람을 탈 수 있는 것이다. 푸른 하늘을 등지고 있어 아무것도 그 붕새를 가로막지 못할 터이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비로소 남쪽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큰 지혜는 대략적이고 성글성글하며, 작은 지혜는 꼼꼼하고 자세하다. 큰 말은 담담하고, 작은 말은 시시콜콜 따진다. 사람들은 잠들었을 때는 흔들어 뒤섞여 꿈을 꾸고, 깨어 있을 때는 몸의 감각이 열려 사물과 접촉한다. 접촉하는 것마다 뒤엉켜 날마다 마음의 갈등을 일으킨다. 겉으로는 부드러운 척 하면서 간교하고, 뛰어난 말 재주 속에 함정을 숨기고 있으며, 속마음을 깊이 감춰 드러내지 않는다. "

오후에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었다. "나는 이제야 도를 알았다. 명심(깊고 지극한 마음) 이 있는 사람은 귀와 눈이 마음의 누가 되지 않고, 귀와 눈만을 믿는 자는 보고 듣는 것이 더욱 섬세해져서 갈수록 병이 된다. 지금 내 마부는 말에 밟혀서 뒷수레에 실려 있다. 그래서 결국 말의 재갈을 풀어 주고 강물에 떠서 안장 위에 무릎을 꼰 채 발을 옹송거리고 앉았다. 한번 떨어지면 강물이다. 그땐 물을 땅이라 생각하고, 물을 내 마음이라 생각하리라. 그렇게 한번 떨어질 각오를 하자 마침내 내 귀에는 강물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무릇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넜건만 아무 근심 없이 자리에서 앉았다 누웠다 그야말로 자유자재한 경지였다."

오늘 아침을 급하게 먹어서 그런지 속이 더부룩 하더니만 설사를 하였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도 설사를 하였다. 아직도 속이 요동을 친다. 뭘 잘 못먹어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배탈이 난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인 요인이지 알 수가 없다. 새벽에 나를 괴롭힌 꿈 때문에 그런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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