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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이란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슬픔이다

2023년 3월 2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창문을 열어 보니 바람이 차갑다. 목도리를 두르고 이어폰을 꽂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역시 바람이 쌩쌩 불어와 춥다는 느낌이 든다. 빠른 걸음으로 시장 골목을 걸어 정류장에 도착을 하였다. 마을 버스가 오늘 따라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아니 제대로 된 시간표를 알 수가 없다. 안내 표시판에 들어오는 시간표를 보고 오는가보다 늦는가보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편하다. 늦게 온 만큼 사람들이 만원이다. 나의 고정석 맨 뒷자리에 자리를 튼다.

오늘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를 독서하였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는 절망이라는 주제로 죽음으로 이끌 수 있는 치명적인 장벽이라고 말하였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절망이란 의심의 원인이 제거된 미래 또는 과거 사물의 관념에서 생기는 슬픔이다. (......) 공포에서 절망이 생긴다고 하였다.

"희미하게 흔들리던 촛불처럼 존재하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 절망이 찾아온다. 미래에 대한 어설픈 기대, 혹은 불안한 희망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렇게 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절망은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람보다는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에게 더 자주 찾아오는 감정이다."

"나는 게르투르트와 함께 지낼 때 예전에 한나와 함께한 것과 비교하는 일을 도무지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게르투르트와 포옹할 때마다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손길이나 감촉, 그녀의 냄새와 그녀의 맛, 그것은 내가 찾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런 것도 시간이 지나면 극복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런 느낌이 사라지기를 바랐다. 나는 한나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율리아가 다섯 살 나던 해에 우리는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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