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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2023년 5월 4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오늘은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에 등장하는 파블로 네루다의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를 옮겨보았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헤질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그대여.
그대의 생명 속에는
나의 꿈이 살아 있습니다
그대를 향한
변치 않는 몸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에는
내 영혼의 빛은
그대의 발밑을
붉은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오, 내 황혼의 노래를 거두는 사람이여.
내 외로운 꿈 속 깊이 사무쳐 있는
그리운 사람이여.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입니다

석양이 지는 저녁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나는 소리 높여 노래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 영혼은

그대의 슬픈 눈가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대의 슬픈 눈빛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나의 앞에 다가와 웃는 미소로 인사하는 그녀가 갑자기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아이가 천방지축으로 왔다갔다 정신줄을 빼놓는 바람에 그녀를 기억 할 수가 없다.. 그녀는 누구인가?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온전히 그녀를 어디에서 만났는지 머리를 굴려본다. 함께 근무하는 분이 그녀에게 마스크를 전달한다. 아이의 손을 잡고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를 물끄럼이 바라본다. 어디서 만난 여인인가? 사라진 여인이 창밖에 걸어가는 모습이 비쳐온다. 아! 이제야 생각이 떠오른다. 그녀는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함께 활동을 하였던 김선생이었다. 한 해 동안 한 팀이 되어 그림책과 동화책을 발제하고, 토론하고 낭독 하면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갔는데 그녀가 아이 출산을 앞에 두고 활동이 뜸해지면서 그녀는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그녀가 일을 보고 다시 나타났다. 이제야 그녀 앞에 다가가 손을 내민다. 김선생 아닌가요? 그녀를 관찰해본다. 처음 만났을 때는 몰랐는데 아이를 가진 모습이 뚜렸하다. 아랫배가 불록해 보인다. 여자들은 옷을 입는 방식, 헤어스타일을 하는방식에 따라 오늘의 그녀가 어제의 그녀와 다르게 보인다. 오늘 그녀는 임신부의 모습으로 나의 앞에 다가와 있다. 아이는 여전히 이리 저리 부산하게 왔다갔다 한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그녀와 아이는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우리는 서로가 환한 미소로 인사를 나눈다. 그녀의 몸속에 활동하고 있는 아이가 무사히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기원해본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자기 주장이 뚜렸하다. 그녀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의 언어와 행동에서 다가온 그녀의 모습이다.

금연클리닉의 이선생님이 나에게 부탁을 한다. 중학생 남자애가 금연 검사를 하러 오는데 검사하는 현장을 확인하여 검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였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기적이다. 호기심에 의해 담배를 피웠는데 부모님들이 그걸 알게 되어 금연을 시키려고 함께 방문하여 프로그램에 참여 하였는데 남의 눈을 피해 거짓말을 하고 엉터리 검사를 하여 제출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항원 검사를 하는 것처럼 컵에 오줌을 받아 키트에 3방울 정도 떨어뜨리면 줄무늬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지 금연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런데 머리 좋은 중2학생들이 화장실에 들어가 오줌을 받는게 아니라 물을 받아 키트에 떨어뜨려 검사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님들의 희망대로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가 아닌지 모르겠다. 자녀를 믿고 기다려야 할 부모님들의 입장은 내 자녀가 담배를 끊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하기를 바라는데 그들은 어쩔수 없이 부모들이 하라고 하니까 등떠밀려 클리닉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고 금연을 하는 것처럼 시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된 검사를 할 수가 없다.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나의 의지와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그들은 보이지 아니하는 곳에서 서로가 담합을 하여 흉내만 내고 있다고 하였다. 오늘 방문한 그 학생이 전에 검사할 때 금연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사에 참여하여 오줌이 아닌 물로 검사를 하여 제출했다가 탄로가 나서 다시 검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선생님을 도와 드리면서 과연 이 학생이 담배를 끊을 수 있을런지 여쭈어 보았다. 이선생님은 말하였다.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노력하여야 하겠지요! 오늘 방문한 학생에게 검사를 하면서 먼저 설문 조사를 하였는데 금연을 하지 못하고 담배를 피웠다고 사실대로 말하였다는 것이다. 그럴거면 왜 검사를 받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나의 의지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이 필요하다. 함께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섯 학생들이 서로가 신뢰를 가지고 금연 클리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담배를 끊을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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