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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의 하루

2023년 5월 5일 그린하우스 일기를 쓰다.

알람벨이 울린다. 새벽 5시!
그남자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알람벨을 해제하고 다시 자리에 눕는다. 오늘은 어린이날 법정 공휴일이다. 어제 저녁에 시계를 맞추어 놓았어야 하는데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는 시간은 언제나 변함없이 오전 5시에 맞추어져 있다. 밖에는 소리없이 비가 내린다. 꿈속에서 눈을 뜬다. 꿈은 하나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창문을 열어 비내리는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이불을 개어 반듯하게 정리를 한다. 책상 위에 나란히 정렬되어 있는 새싹인삼, 토피어리, 이름 모르는 식물에게 인사를 하고 물뿌리개로 시원한 목욕을 시켜준다.

그남자! 3년전부터 아침 식사는 혼자서 해결한다. 아침 식사는 간단하다. 냄비에 달걀을 2개 담구어 인덕션에 올려놓고 시간을 14분에 맞춘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가 묵상과 설교를 묵상한다. 양치질을 하고 비누로 손을 씻고 달걀을 가져온다. 토스트기에 바삭한 바게트빵을 구워 접시에 담아놓고 부사(사과) 1개를 깍아 다른 접시에 담는다. 달걀을 까서 접시에 담아놓고 요구르트를 컵에 따른다. 토스트에 딸기쨈을 발라 아침 식사를 한다. 식사 시간은 10~15분, 식사를 마치면 그남자 뒤처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다시 양치질을 한다.

그남자! 오늘 할 일을 점검하고 일기장에 정리를 한다. 새벽 설교를 경청하고, 갓피플 성경통독, 저절로 성경일독, 공동체 성경읽기를 통독하고, 클래식, 우리 가곡, 찬양 CCM, 추억의 팝송을 감상한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예수님과 동행하는 매일가정예배, 로마서강해 연구를 묵상하고, 10시간 만에 끝나는 스피드 조직신학, 방구석 미술관을 독서한다. 그녀는 집을 나갔다. 아들이 축구경기를 관람 가는데 하루를 돌봐주러 아들 집에 가 있다. 아들에게 "나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을 남기는 글을 카톡으로 전달하니 아들 말하기를 "미리 얘기하지 맨날 당일에" 살갑게 얘기하지 않은 아들에게 "그런 일이 있으면 먼저 의사를 물어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소심한 그남자, 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잘 다녀오라고" 문자를 남긴다.

그남자! 점심을 걱정한다. 출퇴근하며 보아 왔던 소자밥상, 어머니의 맛 시골밥상이 그려진다. 오후 1시 간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식당앞에 다가간다. 유리문에 "오늘 5일 어린이날 쉬고요 내일 토요일은 정상 영업해요" 밖에서 안을 보니 가족들이 모여서 다정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부럽다. 먹어보지 못한 먹어보고 싶은 그런 그리운 어머니의 맛이 전달된다. 이 집에서 밥 먹기가 힘들다.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이면 문을 닫는다. 수요일은 오후 6시, 토요일은 오후 4시, 밑에 빨간 글씨로 "주일은 쉽니다" 문구가 보인다.

그남자! 냄비에 라면을 끓인다. 적당한 물(500ml)을 붓고 5분을 끓이니 물이 끓는다. 분말스프와 계란블럭을 넣고 면을 넣은 후 4분을 더 끓이고 달걀 1개를 넣는다. 김치와 함께 라면을 먹는다. 맛이 끝내준다. 설거지를 하고, G7 커피를 꽃을 중심으로 벌과 나비 그리고 잠자리가 그려져 있는 우아한 커피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를 마시며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이렇게 비가 내리고 아무도 없는 방안에 있으면 어렸을적 천둥 번개칠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보리개떡을 회상해본다.

그남자!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과정 공부를 하면서 추가로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여야 도시농업관리사 활동을 할 수 있어 네이버의 나합격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동영상강의를 들으며 혼자서 하는 말 "사서 고생하고 있다고" 자조적인 말을 내뱉는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앎의 즐거움과 혼자만의 흐뭇한 미소를 날려본다.

그남자! 비내리는 날에 어울리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독서한다. 커피를 한 잔 했는데도 식사후에 나타는 증상 식곤증이 슬며시 찾아온다. 눈이 아프고 눈꺼풀이 밀려온다. 잠시 쉬어야 할 것 같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다. 조용히 들려오는 재즈 음악이 편안하게 자장가처럼 들려온다.

그남자! 하루 세 끼, 한 끼는 먹지 않고 넘어갈 수 없나, 다른 사람들은 한 끼는 살을 빼기위해 다이어트도 한다고 건너 뛰기도 한다던데 하면서도 참아보려고 하지만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저녁 걱정을 다시 한다. 후라이팬에 달걀을 풀고 냉장고에 있는 두부를 작게 썰어 부침을 하여, 전통김 배추김치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설거지를 하고 양치질을 한다.

그남자!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일요일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 머리카락을 자를 수 있는지 물어본다. 원장님 하는 말, "일요일은 시간이 비어 있어 오후 4시경에 오시면 될 거 같다"고 말씀을 하신다. 오후 4시로 예약을 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축구경기 관람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의 전화가 걸려온다. "내일 오후에 시간이 있는지 물어본다". 내일 도시농업관리사 공부를 마치면 5시경이 될테니 6~7시경에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을 한다. 승이도 부르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들 좋다고 대답을 한다. 승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계속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그남자! 1일 1만보 걷기 운동 목표달성을 위하여 하천변을 걷는다. 조금씩 내린비가 하천을 넘실거린다. 징검다리가 넘쳐 반대편으로 넘어 갈 수가 없다. 좌측으로 계속하여 내려가니 하류쪽에서는 징검다리의 모습이 보인다. 징검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계속 걷는다. 사람들의 인적이 뜸하다. 만보기를 확인하니 절반도 체크되지 않았다. 생태공원 메타세콰이어 길까지 걸어가 본다. 드문드문 혼자서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인다. 인적이 뜸한 길을 우산을 받쳐 들고 봄비가 내리는 나무숲을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왼쪽 신발에 물이 들어온다. 작년 여름에 구입한 신발로 그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내린 비로 신발에 문제점을 알게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여름철 장마가 오기 전에 새 신발을 구하라고 신호를 전달하는 것 같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은 이제 날씨 좋은 날에만 신어야 할 것 같다. 아놀드파마 신발도 별거 아니다. 아니 어쩌면 신발 하나만 쭉 고집하며 신고 다녔던 그남자에게도 문제점이 있있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 밤이 깊어간다. 가로등에 비친 은빛 물결이 차갑게 밀려온다. 한 번에 1만보를 쭉 걸었더니 피곤함이 밀려온다. 오늘 저녁은 편안한 밤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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