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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설날

어릴적 설날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절중의 명절였지.

새로 산 신은 아까워 신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만은 신고 나갈수 있고 설빔도 이날은 맘껏 입고서 새배를 할수 있었으니......

 

온 동네를 새배다니느라 하루가 꼬박 걸리곤 했지만 재미가 있엇다.

이날만은,

어른들의 칭찬과 덕담을 들으니 얼마나 가슴뿌듯한 하룬지...

여기 저기서 얻어 먹고 배가 터질것 같았고, 재탈이 난때도 이런 때였지.

 

<설날>

지금 그런 기분을 어디서 느낄건가?

도시서 살았어도 몇년전엔 색동옷에 한복을 단정히 입고서 골목길을 걷는 사람들을봤는데 지금은 볼수 없는 그림이다.

볼수 없으니 아쉽다.

날렵하게 입은 한복은 얼마나 품위있고, 우아한데....

 

어젯밤에 큰 처남이 놀러오란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고, 맘속의 애로사항을 털어놓고 싶겠지.

그 딱한 사정을 모를리 없지만, 도와줄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내코가 석잔데....

딱한 애길 들음 뭔가 답을 줘야 하는데 그럴수 없는 처지라 대화하고 싶지가 않다.

이런 심정을 와이프는 알지만 누가 깊이 알건가.

 

곧 돌아오는 4월이면 혜정일 혼사를 시켜야지,

지금의 집도 비워주고 다른곳으로 가야 한데 막막하지..

그런 와중에 둘째 처남은 저 모양으로 암에걸렷으니...

그  딱한 마음을 누가 알아 줄건가.

둘째 처남의 처신으로 봐선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단다.

핏줄을 나눈 형젠데....

 

주현이가 새배온단걸 오지말라 했다.

유일한 큰 아버지를 찾아 새배온단것 조차 막으니 한심한 노릇이지만

지금의 마음은 모든게 귀찮고 싫다.

보름후에 할아버지 제삿날에 오라했지만 모를 일이고 정 오지 못한다면

그들이 살고 있는 성북동을 찾아가리라.

엄마 잃고 우울해 있을 새화에게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주고 와야지.

나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당장 젤로 불쌍한건 세화다.

주현인 그래도 결혼하여 자식낳고 살고 있으나, 세화는 결혼을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맘이 애달플까?

 

돈 낭비말라고 장문의 편지를 띄웠더니 세현이란 놈은 뭐라고 변명도 못한건지 답도 없고 설인데도 전화한통화 없다.

세상에 자식이란 놈이 부모에게 안부인사도 못하고 있는 놈이 과연 아들이 맞는건지....

<무자식 상팔자>란 드라마.

가슴에 와 닿는게 우연은 아니다.

그런 얼얼한 마음을 안고서 사는 우리세대의 부모들이 너무도 많단 애기겟지.

공감한단것은 가슴에 닿는단 애기거든.

 

남매가 있지만, 설날이 와도 선물은 고사하고 누구도 찾아오지 않으니

이 얼마나 쓸쓸한 설인가?

이젠,

외로움도 길들여 져야 한다.

어차피 그들과는 한길을 갈수 없는 운명같은걸로 생각하는게 낫다.

이런 소외된 마음 ,쓸쓸하게 보내는 설날기분을 나만의 마음은 아닐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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