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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을 산행

-관악산 시계탑앞 9시30분, 빈몸으로 갑시다.

윤국장님의 문자다.

토요일날 가잔걸 오늘가자했더니 문자를 주셨다.

지난번 산행후에 가자고 했던 보신탕집.

미안해 오늘 대접하고 싶어가자했다.


<관악산의 가을>

아직 단풍이 완전히 들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듯..

그래도 곳곳엔 이미 갈색으로 물든 잎들이 낙화될 준비를 하고 있어 보인다.

-이렇게 좋은날, 산행하지 않은것도 자신에 대한 배신입니다.

집에 묻혀있긴 너무 억울하죠 안그래요?

-그래 그말 명언일세 그럼 자신의 건강에 대한 배신이고말고....


늘 빈몸으로 가자해 놓고선 배낭에 사과와 포도를 갖고 오신다.

냉장고를 정리하기위해서 갖고오신단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가는 코스인 서울대뒷편으로 간게 아니라

그 반대편으로 올랐다.

사람들이 그렇게 오르는 길이 아니라 많지 않아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jung>과 둘이서 자주 오르던 코스.

그가 갖고온 과일을 깎아먹으며 담소를 나눴던 그 정자.

얼마나 많이 다닌길이던가?

하나 하나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게 솟아나 지난날들이 그리워진다.

세월이 흐르면 변하는게 사람의 맘인지라 누구의 잘못인지 ......모든것들을

묻어버리고,자신의 길로 가기로 했다.

그래도 혹시 이런날 산에 오르면 둘이서 걷던 길을 걸으면 생각이 나겠지.

지울수 없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 생각들.

어찌 다 잊혀질수 있겠는가?

지금은, 다 지난날의 기억속으로 묻어버려야 한다.

잊고, 망각하면서 사는게 인생이 아니던가?


며칠동안 지겹게 발을 묶어놓았던 미세먼지.

오늘은 그래도 가을 하늘답게 높고 맑은 편이다.

이렇게 청명한 가을날이 얼마나 지속될런지....

마나님만 아니라면 자주 오를수도 있었는데 간호하시느라 매일 병원에 머물고

계시는 윤 국장님.

-그래도 마누라가 병원신세지지 않고  있는것만으로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잘해줘.

어쩔거야 병원신세 지고 있다면 내가 나서야지 아들이고 딸이고 다 필요없어.

나이들고나면 부부뿐야..

-그건 그렇지요.

나도 와이프가 건강하지 않아 늘 마음을 불안하답니다.

-그러니까 더 잘해주란 말이지.

-잘 하고 있는 셈이죠, 난 그래도.....ㅎㅎㅎ


<보신탕>은 배가 고파야 제맛을 느낄수 있다.

배가 부르면 먹고 싶은 생각도 사라져 진정한 맛을 모른다.

안양시내에 있는 보신탕집.

넓고, 인파가 붐비는게 장사가 잘되는가 보다.

둘이서 탕 한그릇과 참 이슬 한병.

소주 한병이면 족하다.

윤 국장님도 건강을 생각해 술을 삼가하시는거 같다.

거뜬하게 한그릇에 소주한잔했더니 마음이 여유롭다.

-우리 또 다시 삼막사로 해서 관악산 오를까요?

전 얼마든지 할수 있는데....???

-이젠 못하겠어 전엔 자주 했었지.

-그럼요 전엔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어쩔수 없어 나이앞엔...

-이해합니다.


오랫만에 고즈넉한 가을산.

오손 도손 걸으니 3시간이 금방이다.

그래서 산행은 혼자보담 2.3명이서 도란거림서 걷는게 좋은거 같다.

혼자서 오르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지만,외롭다.

다음기회가 있을땐,<아산 시티투어>관광하잖다.

좋은일이라 연락하라 했다.


이 좋은 가을날.

산속에서 3시간동안 등산하고 왔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오늘 하루도 보람된 시간을 보냈단 것이 얼마나 좋은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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