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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세모가 쓸쓸한 형님

8월에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은 딸 은자를 저 세상으로 보낸 사당동 형님,<유방암>이란 암으로 먼저 보냈다.


형수도, 작은아들에 이어 두째 은자마져 저 세상으로 보낸 사촌형님.사당동 빌라에서 혼자 어떻게 하루 하루를 쓸쓸히 보내실까.


어젠,사당동서 창현이와 셋이서 올해가기전에 만나 식사했다.호탕하시던 모습과 건강해보이던 몸도 이젠 노쇠해 보여 이분의 여생도 길지 않을거란 예감을 해 본다.당뇨병으로 고생하시면서, 근처에 사는 첫째가 자주 들락거려 보살피고 있단다.그 나마 효성이 지극한 딸의 보살핌으로, 조금은 덜 외롭단다.텅빈 방에서 혼자서 기거하시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삶이 얼마나 외로울거란상상 어렵지 않다.


셋이 술도 한잔하지 않고, 간단히 점심을 한뒤에 바로 근처 거피솦으로 들려 차 한잔하면서 대화를 했다.이런 나이에 갈만한 거피솦도 마땅찮다.<다방>사라진 자리엔 젊은이들 물결이 이는 커피솦이 대신하고 있어, 나이든사람들 편하게 대화나눌수 있는 장소.없다.젊은이들의 눈치를 살피며 한 구석에서 조용히 있어야 눈치를 안본다.<다방>시절이 그립다.


<사당동 흥래>형님과는 잊지 못할 추억은 별로 없다.어린 시절에 서울로 올라오신 형님이고 나이차가 많아 같은 공간대에 머물러대화 나눈추억이 별로 없다.-그 놈은 군대를 갔어야 했는데 참 안됐어.생전에 아버진 늘 그러셨다.똑똑한 조카가 군대를 기피해 직업도 취업도어렵게 산다고...-왜?군대를 기피했을까?대한민국 국민의 당연한 의무를...서슬퍼런 박정희 군사독재시절엔 기피자는 발 붙일곳 없었으니...훤칠한 분이 남산에서 사진사로 직업을 삼고 살았으니 참으로 한심했다.<기피자>의 현실.어떻게 화려한 인생을 꿈을 꿀수 있었겠는가?



어렵게 사신다.평생 좋은 직장이든 취업을 못해보고 살았으니...사람은,한번 잘못 낀 단추가 그렇게 삶을 송두리채 엉망으로 만든다.
한평생을 참으로 힘들게 사셨다.그렇게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어도 사당동 지하 빌라가 재산 전부인 삶.세상은 그렇게 편하게 굴러가지 않는단 사실, 몰랐을까.

두째아들과 딸을 저 세상으로 보냈어도, 아직은 두자식이 버티고 있어그 나마 위안일까?

묵묵히 듣고만 있는 형님.전의 그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은 사라졌다.-형님, 이거 제 성의입니다.아는 친구들과 연말에 식사한번 하세요.-고맙네 늘 자네 도움을 받아..-그런말씀 마세요 이런 동생이 있어 그래도 좋잖아요.오래 삽시다 조부님 보담 더 오래.93세까지 장수하신 조부님.70년전의 시절에 그 정도 장수하신 조부님.더 살아야 조부님 앞에서 당당할것 아닌가?하늘마져 흐려 마음이 침울하다.이 형님과 얼마나 더 오랜 이런 시간을 갖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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