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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영진 라사

-삼촌 이젠 더위도 한풀 꺽인거 같은데 한번 봐야지.

-당연하지 그런데 아직은 더 기다려야해 덥긴 지금도 마찬가진데...?

-그럼 아직은 덥지 좀 있다가...

 

사촌 누님인 능금례 막내딸 <복>

한살 터울의 나이차 때문에 시골서 친하게 지냈던 <복>

시골서 서울로 진출한 복은 <영진라사>를 운영했던 재단사와 결혼해서

남가좌동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뿐...

한동안 소식이 뜸했는데...

 

근무지가 모래네 근방인 탓에 수소문해 찾아갔었다.

<은좌극장>뒤의 대로변의 <영진 라사>

미모를 자랑한 엄마 탓에 하얀 피부의 미인였던 <복>

어찌 반갑지 않을수 있는가.

사춘기 시절, 동네 여자친구들과 그의 집에서 놀때 늘 함께 했거니와 

그런 자리를 잘 만드는 능동적인 화끈한 성격이 좋았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내성적인 성격탓에 활발하지 못했던 나와 비교하여

활달한 성격이 그냥 좋았었지.

 

근무중에서 잠간 들려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곤 했던 모래네 시절.

복의 남편은 나 보담 4살이나 연상여서 대화하기가 좀 불편했지만...

<조카남편>란 것이 더 불편했다.

나이가  나 보담 적으면 더 편했을 테지만....

그래도 대화는 잘도 하고 남편도 성격이 시원했다.

 

<복>의 주선으로 그냥 시간있어 보기만 한다던 다짐이 와이프를 만나게 될 운명(?)일줄이야

<오시오>다방의 만남.

잠간 스쳐 지나갈거란 생각으로 편하게 나갔던게 이런 운명적 만남일줄...

우연의 만남이 필연으로 귀결된 것이었을까.

 

좀 늦은 나이탓에 <외모>에 중점을 두었던 지난 날의 마음에서 느긋하게 현실적인

관점을 중시하게 된것이 낙점하게 되었다.

-차 마시는 시간 30분 끝나고 제 2의 여자와 맞선을 본다.

 

30분이 결국은 3시간의 긴 시간으로 이어졌고 점심후 또 다시 만남으로 이어진것은

인연이 될 운명였던거 같다.

-털털한 외모와 다부진 말투.

-초라한 현실보담 미래의 밝은 청사진을 애기하는 당찬여자.

-그 나이에 순탄하게 성장하지 않은 이력.

좋은 점수를 준건 나 였다.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고, 내 생각보담 더 많은 것을 준 마누라.

냉정한 현실판단을 했다.

-삼촌 이 여자 내가 보기엔 똑똑해 그러니 놓치지마.

얼굴을 뜯어먹고 사는가?

너무 얼굴을 따지지 마 

만약 1년전에 그런 자리였다면 차 마시자 마자 나오고 말았을거다.

영진라사와 <복>과의 어울림.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펼치게 해준 인연이다.

조카 이기전에 내 인생의 소중한 한 페이지를 만들어 준 고마운 선배지.

만나서 그 시절을 애기함서 또 깔깔거리다 온다.

그때나 지금이나 <복>은 나의 소중한 친구다.

이마엔 깊은 주름은 졌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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