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친절해서 남주나?

동묘외출.

마치 인력시장처럼 모여든 사람들.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오래전의 물품을 감상하면서 ㅡ그 시절을 그려보기도 하고 기묘한 것을 구입해보기도 하면서 시간죽이긴 딱 좋다.

 

귀가길엔 될수 있으면 동탄쪽으로 가는 전철을 탄다.

늘 인천편은 만원이라 주저했는데..

오늘은 좌석이 비었기에 올라탔다.

경로석 착석하니 바로 곁에 앉은 분이 자꾸 쳐다본다.

-아니 사장님 절 아세요?

자꾸 쳐다보시니 괜히 민망해서요.

-아니고요, 저와 연배가 비슷한거 같은데 아주 밝은색상의 옷을 입으셔서요

멋져보여요.

-그래요?

전 제 나이보담 늘 더 젊어보이려는 욕심에 밝은 색상을 선호해요

나이도 많은것이 속상한데 더 늙어 보일건 없잖아요?

-아?네네.

나도 남들이 그런 밝은색상을 입으면 부러워 보이긴 한데 자신이 없어요.

-의식말고 입으세요 자신감 가지세요

 

옆자리에 앉아 이런 애기 저런애기하면서 오니까 지루하지 않고 좋다.

부부가 가끔 아들집에서 놀다오곤 한단다.

아들집이 숭인동이라고 하니 이곳에 오게 된단다.

 

그 분은 부천역곡역에서 하차해야 하고 난 신도림동에서 2 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애기에 정신 팔리다 보니 아차 하는 순간에 신도림동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

구로역에서 제 빨리 그 분에게 손짓하곤 내려서 다시금 서울방면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핸폰을 좌석에 놓고 내려버렸다.

그 분이 내  핸폰이란건 알겠지만...

어떻게 돌려줄 방법이 없어 <역무실>로 가서 애길했더니 

전화를 해봐도 받질 않는다.

-연락해보니 전화기가 없다네요.

-그럼 누가 가져갔을까요?

이거 큰일났네 어쩌지...

-그런가보내요 누가 남의 핸폰을 가져가지 않는데 이상하다?

암튼 저쪽 역무원에게 물었는데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니 어쩌죠?

 

도난신고나 하려고 오다가 다시금 역무원에게 핸폰을 빌려 전화를 했다.

40여분 지난후였을까?

-아 여기 역곡입니다 아까 옆자리 앉아서 애기나눈 사람입니다.

분명이 사장건데 어떻게 해요 그래서 전화오길 가달렸어요.

역곡역으로 오란다.

1번출구 나가면 바로 공원에서 노래자랑을 하고 있단다.

거기로 오란 애기.

 

너무도 반가웠다,

-아니 막 하차하시길래 자리에 누가 앉으려다 이걸 발견해서 제가 친구라고 하곤

받았어요.

곧 전화가 올거라 생각해서요 참 우린 인연이 깊네요 ㅎㅎ

-아니 사장님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사레비라도 드려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천부당 만부당 말씀 무슨 사레비요?

저기서 차나 한잔씩 마십시다 

<커피 매가박스>로 모시고가서 차 한잔씩하고 왔다.

오늘 정신없어 핸폰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으니 너무기분 좋았다.

이렇게 좋은 분들이 너무 많다.

챙겨서 전화오길 기다려서 돌려준 이런 분.

작은것이고 아무것도 아닌거 같지만...

배려가 이렇게 한 사람을 감동을 시킨다.

 

이렇게 될려고 오늘 옆  사람과 친절하게 대했으니 이런 행운(?)도 얻는다.

-친절해서 손해볼거 없으니 기왕이면 친절하게 대하면서 살자.

오늘 많은것을 느끼게 해준 하루였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99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85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