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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도전을 합니다 이게 인생 이죠 : 55 일째

이런 날엔 등산이 좋다

서대문에서 강서구로 전입온 까마득한 1982년 10월 말경.

서대문서 그래도 가까운 거리인 등촌동에 발령 받았던것은 

행운였던거 같다.

몇년전에, 이곳에서 터를 잡고 총무과 근무했던 <설 성>씨의 배려로

이곳으로 발령받게 되었었다.

129번 버스가 바로 여기까지 직행으로 다녔던 시절이라 전철없던 시절은

교통문제가 심각한 문제였지.

 

아무리 직행으로 다닌다해도 더운 여름날에 40여분을 버스에 시달려오면

온 몸은 땀에 젖어 기진맥진 했지만, 이런 출근은 당연한 나의 의무란 생각으로

힘든줄 모르게 출근했었다.

 

그때, 한 직급 낮은 <순필>씨를 여기서 인연을 맺었다.

한살 아래지만, 여러직장 다니다 보니 서울시엔 늦게 진출했으니 진급인들

빠를수 없었지.

-몸이 비대하고, 융퉁성 없고, 원리원칙주의자라 타협이 어려운 사람.

그런 평을 받았던 그는 직원들과 잘 융화가 안되고 늘 원칙을 앞세워

말하는 바람에 <젊은 꼰대>란 평을 받을수 밖에 없었지만 늘 솔선수범

하고 순수해서 그를 좋아했었다.

 

딸만 둘을 낳아 두 딸들을 잘 키워 결혼도 성공하여 여유있게 산다고 늘 자랑하는

그를 때론 부럽기도 했다.

41살된 딸 영란이가 늘 가슴을 억누른다.

-교회를 그렇게 열성적으로 다니면 교인들끼리 잘 어울려 결혼도 하던데?

-너무 까다롭게  구니 누가 접근하겠어?

그래서 못하는 거 같아..

 

<개화산>을 같이 걸었다.

6월 초인데도 24도의 적정한 기온이 이런 산에 오게 한다.

산책로 좋고 가파르지 않아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개화산.

휴일이라 젊은이들도 많다.

산책로 곳곳에서 쉬는 가족,  도란거리는 연인들

보기 좋다.

건강하게 이렇게  산에 올라 걸을수 있다는 행복,아무나 얻은건 

아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건강하게 도란거림서 산책할수 있는 우리들.

감사하고 행복한 일 이다.

 

2시간을 천천히 걷다가 순필이가 갖고온 간식을 먹으며 쉬엄쉬엄 걸었다.

눈앞에 펼쳐진 김포 공항활주로는, 뜨고 내리는 항공기로 분주하기만 하다.

 

-식사는 어디서 먹을까?

-여긴 그렇게 먹을만한 곳이 없고 우리들 가던 공항 식당가에서 먹지뭐.

알 볶음밥에 월남 쌀 국수를 먹었다.

시원한 쌀국수맛이 일품인 이 식품.

먹는 즐거움은 뭣 보다 크다.

 

이젠, 딸둘이 모두 목동 아파트로 들어가 손주를 보는 일도 해방되었다고

하면서 꼭 휴일아니더라도 가끔 평일에 개화산으로 가자했다.

우리들 애기는 그 시절애기로 하다보면 끝날줄 모른다.

-거기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다 어디서 살고 있을까?

한번쯤 보고 싶다.

이미 고인된 사람도 몇몇은 있다.

나처럼 남상규의 추풍령을 잘 부르던 손주영씨도 몇년전에

저 세상 사람되었단 소문을 들었다.

가면 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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