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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문학을 사랑하던 그도 갔다

고향의 저수지 둑위는 늘 푸르고 시원하고 저녁 먹으면 모이는 동네의 모임 장소.농토는 있었지만,외동아들이라 귀엽게 자라 일을 하지않고  편하게 살던 <ㅊ >농부들 속에 늘 허옇게 하얀 피부와 백수로 사는 그가 그 당시는 부러웠다.-이거 좀 부쳐줘.내미는 엽서 한장.

경상도 사는 여성과 팬팔하던 그가 늘 편지는 내게 보냈다.믿음이 있었을까?-늘 머언 위치에서 바라만 보는 우리인가?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된걸로 안다.

-필체가 꼭 인쇄하듯 반듯한 글씨가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그 시절, 잘 쓰는 필체 부럽지.지금은 글씨란걸 쓰는건지 그림 그리는 건지 못 알아볼 정도로 형편없어도 잘만 풀리는데,그땐 명품 글씨 쓰는것 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

그렇게 오랫동안 팬팔로 맺어진 여친관 이별하곤 결혼은 중매를 했다.여성에겐 지속적인 사랑을 못하는건지..헤어지곤 재산은 이혼녀에게 넘겨주곤 서울행.서울서 잘 살고 있는 누나들 빽을 믿었나.

외모가 준수해 금방 사업하는 여자와 결혼까지 하곤 자식도 낳았지만..특별한 직업없이 노는 백수가 미웠던지...잦은 다툼으로 가출했다고 하더니 결국 한강 하류에서 싸늘한 시체도 발견되었단 소식을 들었다.

고향서 그 첫 여성과 살았던들 이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진 않았을텐데인정많고 통 큰 그가 그렇게 죽어야 했을까.


-이거 한번 읽어봐 내용이 감동을 주는 수필집이야.그가 내게 빌려준 그 책.
<흙속에 저 바람속에>란 고 이 어령 교수의 수필집.세로로 씌어진 두단짜리 작은 책.그때 처음 접한 수필집이지만...;;;그 책 한참동안 베스트 셀러가 된걸로 안다.작가의 섬세한 필치로 한국인의 심성을 적나라하게 그려서 고개를 끄덕임서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문학을 좋아하고 책을 사랑하던 그.고향의 둑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책을 펼쳐 읽던 모습이 새롭다.이런 날 그의 선한 눈이 생각이 난다.
-작가가 꿈이었던 그가 작가가 될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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