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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이제는 완성할 때다. 중반기의 완성을 위해
오늘 김갑술 님 칠순잔치를 위해 마을회관 앞에 버스가 대기


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오늘 김갑술 님 칠순잔치를 위해 마을회관 앞에 버스가 대기 중입니다.
칠순잔치에 참여하실 분은 마을회관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스피커를 통해 방송이 나가자 마을 어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애가 큰 딸 옥이지, 저옆에 있는 재가 옥이 남편으로 큰 사위 맞지"
"재가 종근이야 큰 아들" "아녀 둘째여"
5월의 중순을 넘기면서 제법 날씨가 더운 기색을 보인다.
"버스 안이 시원합니다. 어서 오르세요"
할머니들이 다리가 아픈지 먼저 오르고, 할아버지들은 누가 더 오는 사람이 없는가 살피다가 한분 두분 버스에 오르기 시작한다.
30분 이상 늦어졌지만 모두가 그정도 쯤이야 늦는 것도 아니라는 듯 더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먼저 버스를 출발시키고, 20분 정도 봉고버스를 가지고 더 기다렸다.
할머니 몇 분이 느긋한 걸음 걸이로 오신다.
봉고버스에 오르면서 하시는 말씀
"이제 더 기다릴 것 없어, 올 사람 다 왔거든"
동네 마무리 점검을 하고 오시는 모양이다.
동네 한갑이나 칠순잔치는 일부러 마을에서 자동차로 2-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서 잔치를 한단다.
왜냐하면 그렇게해서 동네 노인들이 나들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뷔페식 식당이긴 하지만 불판을 놓고 편안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꼬깔모자를 쓰고 자그마한 생일케익을 준비해 폭죽과 함께 분위기도 마춰준다.
비취색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장인어른의 모습이 더없이 즐거워 보인다.
노인네들이 더 어둡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조촐한 잔치를 끝냈다.
돌아가는 길에 수건을 한장씩 나눠 주었다.
"고마워 뭐 이런 것 까지"
"순이 할매가 몸이 아파서 못왔는데 수건은 줘야하니 하나 더 주게"
"정말 수고 많이했어"
장인 어른의 칠순잔치는 동네 경노잔치가 되어버렸다.
많지 않은 비용으로 동네 어른들이 한동안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드린 것이 더 없이 좋았다.


hyserapina
2003-05-19 13:25:50

흐뭇~
엄마는외계인
2003-05-20 13:1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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