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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이제는 완성할 때다. 중반기의 완성을 위해
그녀는 하루에도 몇 장의 일기를 쓴다.

말하는 것을 보면 좀 늙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생각하는 것 보면 깊은 면도 있는 것 같은데,
일기장을 드려다보면서 그녀가 한 행동을 살펴보면,
아직도 20대 초반인 것 같다.
하기사 남자도 18살 이상은 나이가 먹지 않는다고 했지.
그저 껍데기만 삭을 뿐이라고..

그녀의 본명은 모른다.
얼핏 주워들은 적이 있는 데, 사생활 침해 같아서 금방 잊어버렸다.
그녀는 가끔 내 방을 기웃 거린다.
내 방은 지저분하다. 그러나 진실이 담겨져 있다.
왜냐하면 그만큼 성숙했으니 감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는 내 방에 들러 시큼한 남자 냄새를 맡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한마디 던져놓고 휙 가버린다.

나도 그녀의 방을 드려다 본다.
솔직하고 여자답게 꾸며 놓았다.
아직은 세상에 때묻지 않은 순박한 영혼을 가졌다.
끝없는 호기심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아름답다.

물론 미지의 세계와 만난다는 것은 겁나는 일이다.
더군다나 장래를 생각할 수 없는 단순한 미지의 세계와 만남.
사실 나도 그렇다.
더이상 깊숙히 들어가 보고 싶기도 하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허상 속에서 어차피 허상이긴 하지만.
숨바꼭질을 하고 싶지는 않다.
기왕에 허상의 세계라면 당당히 실체와 함께 움켜쥐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말가니 바라보고 있으 수밖에
그래서 요즘은 일기를 쓰지 않는다.
바라보면 너무 아름다운 세계인데
접근할 수 없다.
그냥 깨어질까 바라보고만 있다.
그리고는 꿈에서 깨어나기를 바라고
너무나 아름다운 꿈이기에 
다시 꿈에 빠져들고 싶지 않다.

그 아름다움이 꿈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나는 또 더큰 아픔을 겪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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