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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맹서(孟舒)는 천하의 장자(長者)

전숙(田叔)이 조(趙)나라에서 벼슬을 하고 있던 때에, 조왕의 중신들이 왕 몰래 한고조(漢高祖)에게 대항하려 하다가 발각되어 조왕과 여러 신하들이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한고조는 명령을 내려 조왕을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삼족을 벌주겠다고 하였는데, 전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서(孟舒) 등 십여 명과 함께 붉은 옷을 입고 노예 차림이 되어 조왕가의 종이라고 속여 장안으로 들어왔다.
장안에 들어와서 조왕은 같이 온 관고(貫高)가 잘 변호하여 무죄임이 증명되었다. 조왕은 석방되었고, 직위는 강등되어 왕에서 후(侯)가 되었다. 이때, 조왕은 전숙 등 십여 인이 자기를 따라온 것을 고조에게 말했다. 고조는 그들을 불러들여 함께 이야기해 보고는, 이들이 한나라 조정의 신하 그 어떤 사람보다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모두 채용하여 군수(郡守) 또는 제후의 재상으로 삼았다.
후에 고조가 죽고 효문제(孝文帝)가 즉위하자 전숙을 불러 이렇게 물었다.
“공은 천하의 장자(長者)가 누구인지 아는가?”
전숙이 모른다고 대답하자, 황제는 말했다.
“공이 바로 천하의 장자요. 공은 이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오.”
전숙이 이 말을 듣더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신의 생각으로는 운중(雲中)의 수(守) 맹서가 진정한 장자인가 합니다.”
이때, 맹서는 파면되어 있었는데, 그 까닭은 그가 맡은 운중이 외적의 침략을 받고 다른 지방보다 그 피해가 심했던 까닭이었다. 이것을 상기한 황제가 전숙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제(先帝)께서 맹서를 운중에 임명한 지 십년이 넘었소. 그런데, 외적이 침입하자 맹서는 굳게 지키지 못하여, 까닭없이 전사한 사병의 숫자가 수백 명이나 되었소. 그렇다면 장자란 이렇게 사람을 잘 죽이는 자를 가리킨단 말인가? 공은 무엇을 가지고 맹서를 장자라고 하는거요?”
전숙이 아뢰었다.
“이것이 바로 맹서가 장자라는 증거입니다. 지난 날 조나라의 중신들이 모반을 꾀하던 그때에 선제(先帝)께서는 조왕을 따라오는 자는 삼족을 멸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와 맹서는 조왕을 따라왔는데, 이는 죽기를 각오한 일일지언정 어찌 운중의 수(守)가 될 줄을 알았겠습니까? 지금 저 운중 지방은 오랜 전쟁으로 피폐하여 맹서는 차마 그 사병들에게 나가 싸우라는 말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맹서의 충심을 안 사병들이 앞다투어 성을 지켜 적과 싸우다가 죽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아우가 형을 위해 싸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죽은 자의 수가 늘어나 수백 명이나 되었던 것입니다. 맹서가 어찌 고의로 그들을 몰아내어 싸우게 했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신이 맹서를 장자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황제는 전숙의 말을 듣더니 감탄하였다.
“맹서는 과연 장자로구나!”
그리하여 맹서는 다시 기용되었다.
- ‘사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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