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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상징적인 난간

한(漢)의 성제(成帝) 때 주운(朱雲)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지방의 말단 관리였는데, 어떤 일로 대신들이 있는 가운데 황제를 배알하게 되자, 이렇게 말했다.

"지금 조정의 대신들은 모두가 직위에 매달려 흰 쌀밥이나 먹으려 하고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으니 황제를 받들어 모실 수가 없는가 하옵니다.  원컨대 황제께서는 소신에게 칼 한 자루를 내리시어 쓸모없는 대신을 죽여 이들에게 경고로 삼게 하옵소서."

이 말을 들은 황제는 화가 치밀었다.

"이 따위 작은 벼슬아치가 감히 조정의 대신들을 욕되게 하다니!  당장 저 놈을 죽여라!"

그래서 좌우에 늘어서 있던 사람들이 달려와 주운을 붙들었다.  그러자 주운은 궁전의 난간을 움켜잡고 죽어도 놓으려 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있는 힘을 다해 당기자 그만 난간이 부러져 버렸다.  주운은 외쳤다.

"내 비간(比干) 같은 충신과 지하에서 노닐 줄은 알거니와 너희들과 어울릴 줄을 알지 못한다!"

이때 신경기(辛慶忌)라는 장수가 황제 앞으로 달려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이 사람은 매우 정직합니다.  만일 그가 한 말이 옳다면 그를 죽여서는 안되는 것이요, 만일 그가 한 말이 사실과 다르면 그를 포용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원하옵건대 이 늙은 목숨으로 주운이 그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장수는 그렇게 말하더니 머리를 땅에 마구 짓찧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신경기의 머리는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다.  황제는 하는 수 없이 화를 풀었다.

후에 목수가 부러진 난간을 바꾸려하자 황제는 말했다.

"그냥 두고 바꾸지 말라.  고치는 것으로 족하다.  그 모양으로써 내 고무와 격려의 상징으로 삼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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