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성취의 어려움

열자(列子)는 노상씨(老商氏)를 스승으로 섬기고, 백고자(伯高子)를 친구로 삼아 도학을 공부하였다.  열자와 백고자는 마침내 도를 다 배운 뒤에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 집으로 돌아왔다.

윤생(尹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열자에 대한 이런 소문을 듣고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제자가 된 지 여러 달이 되었는데도 열자는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동안 윤생은 자기 집안 일을 젖혀두고 오직 열자를 섬겼지만, 열자는 본척만척하였다.

마침내 윤생은 인내의 한계점에 이르렀다.  그는 불평이 만만하여 열자에게 떠나갈 뜻을 비추었다.  그러자 열자는 만류하였다.  그렇지만 윤생은 열자 곁에서 떠나와 버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윤생의 마음은 바뀌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열자에게 와서 제자가 되었다.

열자가 물었다.

"당신은 어찌하여 왔다갔다 하는 것이오?"

윤생이 자기 마음을 고하자, 열자는 딱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노상씨를 스승으로 모시고 도를 배우던 때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겠소.  나는 그때 백고자와 친구가 되어 스승님을 모신 지 3년이 되자 마음에 다소 진보가 있었고, 스승께서는 비로소 우리들을 한번 곁눈으로 보셨던 것이오.  그후 5년이 되자 다시 마음에 다소 진보가 있었고, 그때에 이르러 항상 엄하시기만 하던 스승님의 얼굴이 풀려 그분은 처음으로 우리를 보고 웃으셨다오.  그후 7년이 지난 뒤에는 마음이 훨씬 진보하였는데 그제서야 스승께서는 비로소 우리를 가까이 오게 하시어 자리를 함께 하셨던 것이오.  그후 9년이 된 뒤에는 경지가 훨씬 높아졌고, 다시 그로부터 얼마의 세월이 흐르자 우리는 바람을 타고 노닐 수가 있게 된 것이오.  그렇거늘 당신은 이제 내 문하에 든 지 얼마라고 그리도 조바심을 친단 말이오?  그래가지고서야 어찌 발로 허공을 밟아 바람을 타고 다니기를 바라겠소?"

윤생은 부끄러워 한참 동안을 숨이 막힌 채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 <열자>  

댓글 작성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 일기장 리스트
  • 맞이꽃 602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