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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선비를 아끼는가, 여자를 사랑하는가

평원군(平原君)은 이름이 조승(趙勝)인데, 조(趙)나라 공자(公子) 중의 한 사람으로 현명하고 빈객 접대하기를 즐겼다.  그리하여 그에게 모여든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되었는데, 한번은 그가 집 누각에서 민가를 굽어보고 있노라니, 한 절름발이가 물을 긷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그때 평원군을 모시고 있던 후궁 한 사람이 그것을 보고 깔깔대고 웃었다.

이튿날, 그 절름발이는 평원군을 찾아와서 이렇게 항의하였다.

"저는 군께서 선비를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선비들이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군을 찾아온다 하는데, 이는 군께서 선비를 소중히 하고, 여자를 천하게 여기시는 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제 군의 후궁이 저를 굽어보며 비웃었습니다.  저는 원컨대 그 후궁의 머리를 얻고자 합니다."

평원군은 이 당돌한 절름발이를 보며 웃었다.

"그렇게 하세그려."

그러고나서 절름발이가 돌아가고나자 평원군은 좌우를 둘러보며 웃음을 띠고 말했다.

"이 작자 좀 보게나.  한번 웃었다고 해서 내 사랑하는 후궁을 죽여야 한다고 말하다니!"

그러면서 그는 끝내 후궁에게 아무런 벌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러고나서 일 년 사이에 평원군을 떠나간 빈객 숫자가 반수를 넘게 되었다.  평원군은 이상하게 여겨 좌우에게 물었다.

"내가 여러분을 대우하는데 아직까지 예를 잃은 일이 없는데 어째서 떠나가는 사람이 이리도 많단 말이오?"

그중에 한 사람이 대답했다.

"군께서 절름발이를 조소한 후궁을 죽이시지 않았기 때문에, 군은 여색을 사랑하며, 선비를 천시한다고 하여 떠나가는 것입니다."

평원군이 크게 놀라 그 후궁을 죽여 머리를 베어가지고 직접 절름발이 집 문 앞에 가서 사과하였다.  그러자 그 뒤로 다시 빈객들이 모여들었다.

                                                                                              - <사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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