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왕에게 한 스승이 묘안을 내었다.  스승은 왕에게 권하여 염색공들 사이에, 머지 않아 세상에서 제일가는 염색 분야의 대가가 곧 이 도시에 나타난다는 소문을 유포시키도록 했다.

그런 지 얼마 안 있어 스승은 왕과 함께 변장을 하고 시장으로 나가서 염색공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염색공들은 말하고 있었다.

"그 염색 분야의 대가라는 치는 나도 알지만 형편없는 놈이라구!"

"내가 옛날 이웃 도시에서 염색 일을 할 때 그치가 바로 내 가게 옆에서 일했었지.  그때 그치는 거의 내 제자인 셈이었다니까!"

이런 여러가지 비난과 욕설이 존재하지도 않는 그 대가에게 퍼부어지고 있었다.  스승이 넌지시 그들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들은 흥분까지 하면서 그 비난이 얼마나 진실한 것인지를 맹세하였다.

궁으로 돌아와서 스승은 왕에게 말했다.

"보셨듯이 저들은 토끼에게 뿔이 있다면서 그 뿔은 귀한 약재로 쓸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토끼뿔로 된 약이 어찌 병을 낫게 하며, 또 병을 더하게 할 수 있겠소?"

왕은 그 뒤로는 다시는 세평에 흔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