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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꿈이 문제가 아니라 해몽이 문제

신라 원성왕(元聖王)은 왕위에 오르기 전 이름은 김경신(金敬信)으로, 상재(上宰:수상) 김주원(金周元)의 밑에서 각간(角干)으로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꿈을 꾸었는데, 자기가 귀인이 쓰는 모자를 벗고, 대신 갓을 쓴 채 열두줄 가야금을 들고 천관사(天官寺)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는 사람을 불러 꿈을 해석해보라고 하였다.

해몽가가 말하였다.

"이는 흉몽입니다.  관을 벗었으니 관직을 잃을 징조요, 가야금을 든 것은 칼을 쓸 조짐이며, 우물 속으로 들어간 것은 옥에 갇힐 예시입니다."

해몽을 들은 그는 몹시 근심하여 문 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  이때 아찬(阿湌)이라는 벼슬을 하고 있던 여삼(餘三)이라는 사람이 그를 만나보기를 청하였으나, 그는 허락하지 않았다.  여삼이 거듭 청하였다.  마침내 김경신이 허락하자 그가 물었다.

"공께서 꺼리는 것이 무엇입니까?"

김경신은 자세히 꿈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아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는 매우 좋은 꿈입니다.  공이 만일 왕위에 올라서도 나를 버리지 않으신다면 공을 위해서 꿈을 풀어보겠습니다."

김경신은 심상치 않은 생각이 들어 좌우를 모두 물리쳤다.  그러자 여삼이 말했다.

"관을 벗은 것은 위에 앉는 이가 없어진다는 뜻이며, 흰 갓이란 면류관을 쓸 징조요, 열두줄 가야금을 든 것은 12대손이 왕위를 이어받을 조짐이요, 천관사 우물에 들어간 것은 궁궐로 들어갈 상서로운 조짐인 것입니다."

미래의 원성왕이 반문하였다.

"내 위에는 김주원이 있는데 어떻게 내가 왕이 될 수 있겠는가?"

아찬이 대답했다.

"비밀스럽게 북천(北川) 신에게 제사지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찬의 말대로 하였다.

얼마 안되어 선덕왕(宣德王)이 세상을 떠났다.  조정에서는 김주원을 왕으로 모시려고 하였다.  그런데 김주원의 집이 있는 북천 북쪽에 갑자기 물이 불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이에 그는 먼저 궁에 들어가 왕이 되었다.

                                                                                             -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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