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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재상의 맡은 바 임무

한(漢)의 문제(文帝)가 진평(陳平)을 좌승상에, 주발(周勃)을 우승상에 임명하였다.  문제는 정치를 잘해보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어느날 문제가 우승상 주발에게 물었다.

"전국에서 일 년 동안에 재판하는 수는 얼마나 되오?"

주발은 황공한 표정을 지으며 모른다고 아뢰었다.  문제는 다시 주발에게 물었다.

"일 년 동안의 돈과 곡식의 출납은 얼마쯤 되오?"

주발은 또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송구하고 부끄러워서 식은 땀으로 등이 흠뻑 젖었다.  문제는 꼭같은 질문을 이번에는 진평에게 던졌다.  진평이 대답했다.

"정무에는 각각 그 책임자가 있습니다.  재판의 건수에 관해서 알아보시려면 정위(廷尉)에게 물어보셔야 하고, 돈과 곡식에 대해서라면 치속내사(治粟內史)에게 물어보셔야 합니다."

황제는 약간 의아한 듯 반문하였다.

"그럼 공은 무엇을 맡아보는 것이오?"

진평이 사례하며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황송하게도 저와 같은 못난 사람을 재상의 중한 직책에 임명하셨습니다.  재상된 자는 위로는 천자를 돕고, 천지음양을 조리하고, 춘하추동에 재해가 없게 하고, 아래로는 만물이 다 알맞게 생육케 하며, 밖으로는 오랑캐를 진무하고, 안으로는 백성을 심복시키며, 경대부로 하여금 각각 그 직분을 다하게 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말을 듣고 만족했다.  한편, 주발은 자기가 황제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병을 일컫고 벼슬을 내놓았다.

                                                             -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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