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욕심의 종말

바닷가에 늙은 어부와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가난하였다.

어느날 어부는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황금 물고기 한 마리를 건져올렸다.  그 황금 물고기는 어부에게 사람의 말로 이렇게 하소연하였다.

"저는 용왕의 아들이랍니다.  저를 놓아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무엇을 원하든지 그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어부는 물고기가 가엾어졌다.  그는 황금 물고기를 놓아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어부의 아내는 버럭 화를 내었다.

"아니!  당신은 글쎄 양식을 좀 달라는 말도 하지 못한단 말예요?"

그래서 어부는 바닷가로 나가서 황금 물고기를 불렀다.  그리고는 아내의 소원을 말했다.  그러자 물고기는 걱정 말고 집으로 돌아가 보라고 말하였다.  어부가 집에 돌아와보니 과연 집에는 양식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렇지만 아내는 다시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아니!  당신은 이런 오두막집에서 평생을 살고 싶은 거예요?"

어부는 하는 수 없이 다시 바닷가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황금 물고기는 어부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도 어부의 아내는 다시 소리쳤다.

"집만 번지르하면 뭣해요?  나는 귀부인이 되고 싶단 말예요!"

순진한 어부는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그리하여 이번에도 소원이 성취되어 어부의 아내는 귀부인이 되었고, 집에는 많은 하인들로 웅성댔다.  어부는 귀부인이 된 아내 밑에서 그저 밥이나 얻어먹는 형편이었다.

얼마 뒤에 아내는 이번에는 여왕이 되고 싶다고 말하였다.  어부는 망설였으나 아내의 성화를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황금 물고기는 마지못하여 어부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자, 여왕이 된 어부의 아내는 또 어부를 불렀다.  그녀는 말했다.

"나는 이제 여왕 노릇에도 싫증이 났어요.  나는 이제 바다를 다스리는 임금이 되고 싶어요."

어부는 그 청만은 들어줄 수가 없다고 거절하였다.  그렇지만 아내의 표독스러운 위협을 이기지 못하고, 마침내 바닷가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바다는 검푸르게 출렁거리고 있었다.  어부는 황금 물고기를 불렀다.

"얘, 황금 물고기야.  이제 아내는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이 되고 싶다는구나!"

그 말을 듣더니 황금 물고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부가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보니, 그 으리으리하던 대궐은 간 데 없고, 맨 처음에 자기들이 살던 오막살이 집에 허리 굽은 늙은 아내가 쓸쓸히 홀로 앉아 있을 뿐이었다.

                                                                          - 러시아 민화

댓글 작성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 일기장 리스트
  • 맞이꽃 610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