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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즐거운 죽은 자들의 세계

장자가 초나라로 여행을 갔다가 앙상한 해골 하나가 들판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장자는 말에서 내려 들고 있던 채찍으로 해골을 두들기며 말을 걸었다.

"이 무슨 꼴인가, 해골 선생.  그대는 방탕한 짓을 하다가 이 꼴이 된 것인가, 아니면 나라를 망치려다가 목이 잘렸던가.  그도 아니라면 부모 처자에게 얼굴을 대하지 못할 짓을 하고 자살이라도 한 것인가.  또는 헐벗고 굶주린 끝에 이 꼴이 되었는가.  그 모든 것이 아니라면 천수를 다하고 이렇게 되었는가."

말을 마치고나서 장자는 그 해골을 베고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해골의 임자가 나타나서 장자에게 말했다.

"그대는 제법 입을 놀리더군.  하지만 그대가 지껄인 말은 모두 살아 있는 자들의 뜬소리요, 번거로운 이야기일 뿐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는 그런 말이 소용이 없다네.  어떤가, 죽은 자들의 세계에 흥미가 있는가?"

"제발 듣기가 원이오."

해골의 임자가 말했다.

"죽은 자들의 세계에는 임금이니 신하니 하는 구별이 없다네.  또한 과거도 미래도 없고, 하늘과 땅도 영원하다네.  비록 이 세상의 왕이나 제후들이 호화롭게 산다고 하지만 죽음의 세계처럼 즐겁지는 못하다네."

장자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아서 말했다.

"그럼 물어봅시다.  내가 저승의 신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서 당신을 옛날 살아 있던 인간으로 되돌려 부모 처자와 아는 사람들 가운데로 오게 하려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떠하오?"

해골 주인은 금방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아, 그만.  제발 그만두게나!"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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