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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성인이라는 병

제(齊)나라 사람 용숙(龍叔)은 문지(文摯)라는 유명한 의사에게 물었다.

"선생의 의술은 세상에서 유명합니다.  내 병도 고칠 수 있을런지요?"

"증세를 말씀해 보십시오."

"나는 마을 사람들이 다 나를 칭찬해 주어도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온 나라 사람이 다 나를 비난해도 그것을 치욕으로 느끼지 않습니다.  무슨 이익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그것을 잃어버려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살아 있는 것을 죽은 것같이 보고, 나의 부귀로운 생활을 빈천한 것같이 보고, 사람보기를 돼지새끼같이 봅니다.  이 증세는 실로 심합니다.  그래서 누가 벼슬자리나 상금을 주면서 고치라고 해도 이 증세는 고쳐지지를 않습니다.  이 병은 무슨 병입니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나는 여느 사람처럼 될 수 있을까요?"

이런 하소연을 듣고나서 문지는 용숙에게 밝은 쪽을 등지고 서게 한 다음 면밀하게 그를 관찰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나는 당신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보니, 당신의 마음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곱 구멍 가운데 여섯 구멍은 트여 있지만 한 구멍은 막혀 있군요.  당신은 거의 성인입니다.  그 증세는 성인의 증세입니다.  그런데 그 증세를 병으로 생각하다니!  그것은 아마도 당신이 나머지 한 구멍까지 다 트이지 않은 까닭인 것 같습니다.  내 재주로는 당신의 병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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