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히스토리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죽음을 받아들인다면
2022-03-12
조회 : 294
댓글 : 0
댓글 작성
달바라기
히스토리
일기 작성시 태그를 입력하시면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이곳에 태그가 표시됩니다.
일기장 설정에서 숨길 수 있습니다.
오쇼 라즈니쉬가 아주 어렸을 때 라즈니쉬의 운명을 점쳤다가 실패한 점성가가 있었다. 그는 라즈니쉬가 7세 때 죽을 것이라고 점쳤었다.
그런데 그는 라즈니쉬가 7세가 되기 전에 죽어 버렸다. 그는 라즈니쉬의 운명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아들이 뒤를 이어 라즈니쉬의 별자리를 연구했다. 그는 라즈니쉬가 7년을 주기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다가 21세 때 결국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즈니쉬의 부모들은 매우 걱정했다.
사실 점성가의 말이 맞기는 했다. 라즈니쉬는 7세 때 죽음을 경험했다. 그것은 라즈니쉬의 외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러나 라즈니쉬는 외할아버지의 죽음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라즈니쉬 자신의 죽음처럼 느꼈던 것이다.
라즈니쉬는 어린 나이였지만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흉내내고 있었다. 라즈니쉬는 정말로 죽었다! 라즈니쉬는 사흘 동안 밥을 먹지 않았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라즈니쉬는 깊은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외할아버지는 라즈니쉬에게 대단히 자상했고, 라즈니쉬는 그를 깊이 사랑했다. 그가 죽었을 때 라즈니쉬가 배신감을 느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라즈니쉬는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흘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죽은 듯이. 그 사흘은 라즈니쉬에게 죽음의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라즈니쉬에게 좋은 경험이었다. 라즈니쉬는 그때 죽음이란 것을 능가하는 어떤 작은 느낌을 가졌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느낌이었다.
14세 되던 해 라즈니쉬의 가족은 라즈니쉬의 죽음에 대해서 또 한 번 걱정해야만 했다. 라즈니쉬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점성가가 말한 대로 죽음이 온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뭐하러 억지로 피하겠습니까?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의식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서 라즈니쉬는 7일 동안 학교도 쉬었다. 라즈니쉬는 교장 선생님한테 가서 말했다.
"저는 죽을 것입니다."
그러자 교장 선생님이 말했다.
"무슨 말이냐? 무슨 당치도 않은 말을 하는 거지?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도대체 죽는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
라즈니쉬는 점성가가 말한 라즈니쉬의 운명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 저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죽음이 오면 의식적으로 맞이해야 좋은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즈니쉬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사원으로 갔다. 라즈니쉬는 그곳 승려에게 자신을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곳은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 낡고 한적한 사원이었다.
그리고 라즈니쉬는 죽음을 기다렸다. 그 7일 동안은 라즈니쉬에게 매우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죽음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라즈니쉬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죽어가는 순간 무엇이 느껴질까? 고요...정적....
라즈니쉬는 그곳에 누워 있었다. 3, 4일쯤 지났을 때였다. 뱀 한 마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라즈니쉬는 그 뱀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공포도 없었다. 라즈니쉬는 뱀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라즈니쉬는 이렇게 생각했다.
"옳지. 죽음이 이 뱀을 통해서 오는 게로구나. 기다려 보자."
뱀이 라즈니쉬의 몸을 타고 넘어갔다. 라즈니쉬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데 무슨 공포가 있을까? 삶에 집착할 때 모든 공포가 생겨난다.
그리고 파리들이 계속 라즈니쉬의 주위를 날아다니면서 라즈니쉬를 귀찮게 했다. 그것들이 라즈니쉬의 얼굴에 앉아서 라즈니쉬를 번거롭게 했다. 성가신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라즈니쉬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성가신 것이 무슨 상관인가? 나는 곧 죽을 것이다. 그러면 내 몸을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파리들이 좀 얼쩡거린들 어떤가? 내버려 두자."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성가신 기분은 즉시 사라졌다. 그것들이 여전히 라즈니쉬의 얼굴 위에 앉아 있었지만 라즈니쉬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얼굴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거기엔 거리가 있었다.
그런 식으로 라즈니쉬는 죽었다. 하지만 라즈니쉬는 죽을 수 없는 어떤 것이 거기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라즈니쉬가 21세가 되었을 때 라즈니쉬의 가족들은 세번째로 라즈니쉬의 죽음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번에도 라즈니쉬의 죽음을 기다렸다.
라즈니쉬는 말했다.
"기다리지 마세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나는 죽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