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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마음의 촛불

타고르의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  타고르의 아버지는 매우 부유한 영주였다.  그는 수백의 마을을 포함해서 수천만 평의 땅을 갖고 있었다.  그의 땅 한가운데로 아름다운 강이 흐를 정도였다.  그래서 타고르는 배를 타고 나가 몇 달씩 그 아름다운 강에서 지내곤 했다.  그 강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보름달이라도 뜨는 밤이면 타고르는 배 위에서 크로체의 시를 읽고는 했다.  크로체는 아름다움에 관해서 그 어떤 철학자보다도 깊이 생각한 사람일 것이다.  그는 전 생애를 통해서 아름다움의 의미를 탐구한 철학자요, 시인이었다.  그는 선이 무엇이고 진리가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관심사는 오직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진리가 무엇이며 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아름답지 못한 것은 진리일 수도 선일 수도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아름다움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본 사람이었다.타고르는 아름다움을 숭배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삶 자체를 미학적으로 살았다.  그는 아름다운 시를 지었을 뿐 아니라, 그의 삶 자체가 아름다운 시였던 것이다.  그는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이었다. 보름달이 뜬 어느 밤에 그는 나룻배 안에서 촛불을 켜놓고 크로체의 시를 읽고 있었다.  밤이 깊어갔다.  크로체의 난해한 싯귀를 읽던 그는 그만 책을 덮고 촛불을 껐다.  그리고는 배 위에 누워 잠을 청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보름달이 춤을 추기 시작했던 것이다.  보름달이 나룻배 안에 환한 달빛을 가득 채우는 거였다.  순간 타고르는 침묵에 흠뻑 젖어 들어갔다.  그것은 너무나 성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는 일어나서 밖을 내다 보았다.  고요한 밤, 고요한 숲속의 달빛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강물은 소리없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이렇게 일기를 적었다.  "아름다움이 온통 나를 감싸고 있었다.  알고 보니 촛불이 그 아름다움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동안 촛불의 빛 때문에 나는 그토록 아름다운 달빛을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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