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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마굿간 빌리기

어떤 재상 한 사람이 장기를 잘 두어 거의 적수가 없을만큼 수가 높았다.  그는 내기장기를 두어서 곧잘 하수들의 물건 따위를 빼앗았다.

그 소문을 들은 한 선비가 그를 찾아가서 장기 한 수를 청하였다.  재상으로서는 사양할 까닭이 없었다.  그래서 선비는 말을 걸고 재상은 재상대로 다른 것을 걸기로 하고 장기가 진행되었다.

승리는 재상이 차지했다.  세 번 모두 재상이 이겼으므로 선비는 마침내 말을 주고 가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런 지 수십 일 뒤에 다시 선비가 찾아왔다.  선비는 말했다.

"저는 과거를 보러 왔었는데 낙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이미 한번 인사를 드렸던 참이라 다시 왔습니다.  다시 한번 장기를 두어 제가 이기면 예전에 제가 빼앗긴 말을 돌려주시고 제가 진다면 고향에 있는 좋은 밭을 대감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장기판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이긴 사람은 시골 선비 쪽이었다.  재상은 탄식하였다.

"그 사이에 이리도 수가 늘었단 말인가."

선비가 말했다.

"애당초 저의 솜씨는 대감님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제가 서울에 과거를 보러 오긴 했으나 말을 맡길 데가 없어 고심하다가 대감님댁 마굿간을 잠시 빌리기 위해서 지난 번에 장기를 져드리고 얼마 동안 말을 맡겨두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대감으로서는 더 할말이 없었다.

                                                                                                             - 한국 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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