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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장자의 호적수

평생의 논적이었던 혜시(惠施)의 무덤 앞에서 장자는 이런 말로 조의를 표했다.
초나라 서울인 영(零)에 유명한 목수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장석(匠石)이라 했다.  하루는 그에게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자기 코에 바른 얇은 흙을 깎아달라고 하였다.  장석은 도끼를 휘둘렀다.  그 휘두름은 실로 맹렬하여 바람소리가 윙윙 날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찾아온 사람은 꼼짝도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보니, 파리 날개처럼 얇게 바른 흙이 다 깎이었으나, 그의 코에는 아무런 자국도 남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송원군(宋元君)이 장석을 불러 다시 한번 그 재주를 보여달라고 하였다.  이에 장석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전에는 그런 재주를 부릴 수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 재주를 가능케 해주던 상대가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
아아, 실로 혜시가 죽고나자 나에게도 상대가 없어지고 말았다.  나는 이제 논할 것을 논하고자 하여도 그럴 만한 상대가 없게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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