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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모수(毛遂)가 스스로를 천거하다

진(秦)나라가 조나라의 서울을 포위하자 조나라에서는 초(楚)나라에 구원을 요청하기 위해 평원군(平原君)을 파견키로 결정하였다.  이에, 평원군은 수천 명의 빈객 중에서 문무를 겸비한 선비 스무 명을 선발하여 함께 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열 아홉 명을 뽑았으나 나머지 한 사람을 뽑지 못하고 있는데,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앞으로 나오더니 이렇게 스스로 자기를 천거하였다.

"제가 들으니 군께서는 초나라와 연합하고자 하여 스무 명의 선비들을 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니 저를 그 인원에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평원군이 물었다.

"선생께서 내 문하에 있은 지 오늘로써 얼마나 되었습니까?"

"3년입니다."

이에 평원군이 모수에게 말했다.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당장 그 끝이 드러나는 법입니다.  들으니 선생께서는 내 문하에 3년을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동안 좌우의 사람들로부터 선생의 뛰어난 점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이것은 선생이 재능이 없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생으로서는 이번 일을 감당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선생은 그만두시지요."

그러자 모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다만 이제서야 그 주머니 속에 들어가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일찍이 주머니 속에 있었더라면 저는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정도를 넘어서, 아예 자루까지 나왔을 것입니다."

평원군은 그 말을 믿고 모수를 스무 사람에 포함시켰는데, 다른 열 아홉 사람이 모수를 무시하며 비웃었다.  그렇지만 정작 초나라에 가서 혁혁한 성과를 올린 것은 모수 한 사람뿐이었다.  모수의 눈부신 활약으로 일이 성사되자 초나라 왕과 평원군과 모수는 윗자리에 앉아 피를 마시며 초나라와 조나라가 서로 연합할 것을 맹세하였다.  그런 다음 평원군은 그 쟁반을 들고 나머지 열 아홉 명을 불러 이렇게 말하였다.

"공들은 이 피를 그 아래에서 마시기 바라오.  공들은 실로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오.  말하자면 남의 힘에 의지하여 일을 이룩하는 그런 사람들이지요."

조나라로 돌아온 평원군은 탄식하였다.

"나는 이제 감히 선비를 고르지 못하겠습니다.  내가 선비를 골라 뽑음이 많으면 천 명, 적어도 백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천하의 선비 중에 유능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잃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는 모선생에게서 크나큰 실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모선생이 한번 초나라에 가자 조나라를 비할 바 없이 장중하게 만들었습니다.  모선생의 세 치의 혀는 백만 대군보다도 강하였습니다.  나는 다시는 선비를 알아보는 체 하지 않겠습니다."

                                                                                                             - <사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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