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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라에서 전문(田文:孟嘗君)을 재상으로 삼자 오기(吳起)가 기뻐하지 않고 전문에게 말했다.
"청컨대 그대와 나를 서로 비교해 보고자 하오. 어떻소? 괜찮겠소?"
전문이 좋다고 응하자, 오기가 말했다.
"삼군(三軍)을 거느리는 것, 병사들로 하여금 죽음을 달게 여기게 하는 것, 적국이 감히 우리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점에 있어서 그대와 나 가운데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오?"
"내가 그대만 못하오."
"백관(百官)을 다스리고, 백성들과 친하며, 창고마다 곡식이 가득차게 하는 점에 있어서 그대와 나 가운데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오?"
"내가 그대만 못하오."
"서하를 지켜 진(秦)나라 군사들이 감히 동쪽으로 향하지 못하게 하고, 한(韓)나라와 조(趙)나라가 공경하여 우리나라를 따르게 하는 점에 있어서 그대와 나 가운데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오?"
"내가 그대만 못하오."
여기서 오기는 추궁하였다.
"이 세 가지에 있어서 당신은 나보다 못한데, 지위는 나보다 위에 있게 되었소. 이것은 무슨 까닭이오?"
전문이 대답했다.
"오장군, 선왕께서 돌아가시고 어린 왕이 위에 올라 있는 이때, 사람들은 서로 의심하여 민심이 안정되지 못하고, 대신들도 혼연히 따르지 않고 있소. 이때를 당하여 당신에게 재상자리를 맡겨야 하리까, 아니면 나에게 맡겨야 하리까?"
오기가 묵묵히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하였다.
"당신에게 맡기는 게 옳겠소."
- <사기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