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는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
사람이 싫은 사람과 사람이 고픈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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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2016-11-23 16: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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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합니다.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면 마음을 닫게 되고 혼자 있고 싶어지지요. 그리고 다른 생각하지 못하도록 바쁘게 살기도 하구요. 그래도 마음 한 켠이 서늘한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사람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 그래도 일기장에라도 써보면 좀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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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6-11-23 16: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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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무래도 마음을 한 군데라도 털어놓게 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니까요. 그래서 이곳으로 돌아온것 같아요. 보니까 5년정도네요. 이 곳을 떠났던게.. 그래도 결국엔 마음 편한곳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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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2016-11-24 2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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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하세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나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니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 지금 해야할 일을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고민해도 시간은 가고 열심히 내 할일을 해도 어차피 시간은 가게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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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6-12-09 18: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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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서 지금은 일을 하고 있네요.
결국 친구가 내민 손은 외면중... 근데 외면했다는 사실까지 잊을정도로 일에 집중하니 그게 한결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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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2016-11-23 22: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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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6-11-23 23: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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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부담되는건 아니예요.
얼굴한번 본적 없는 사이지만 응원해주는 마음이 위로가 많이 되네요. 고마워요^^
아까 일기쓸때는 내 생활이 있는데 그 일정이 꼬여서 히스테리 부릴정도로 압박감에 시달렸는데 그래도 지금은 일정 어긋나지 않게 잘 끝내서 많이 편해졌네요.
혼자이고 싶다는게 어떻게보면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다는것보다는
내가 힘드니 나 혼자 추스리게 급급하니 다른 힘든걸 더 보태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인것 같아요. 막상 정말 혼자가 되면 못버틸것 같기도 하구요. 참 아이러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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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스카이2017-02-01 0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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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인의 어려움 문제를 나눌수 있다는건 이미 회복의 시작이라고 생각되어지네요..저 역시 몆가지 유사한 이유로 일기를 쓰는데..참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스스로 문제 진단 하며 내가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고치며 감사하며 살려구 노력하구있거든요..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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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7-02-02 19: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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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 이미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오히려 힘들때는 힘들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안됐었거든요.
오륜스카이님도 행복을 위해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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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되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그저 우리는 서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주위에 사람이 많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연을 맺는 것을 즐겼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취미와, 같은 호감과, 같은 마음으로 친구가 됐다.
그리고 11년이 흘렀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친구와 나는 전혀 반대의 길을 가게 되었다.
자신의 상황으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과
강제적으로 인연이 끊긴 친구와
믿음과 배신, 감정의 배설, 허무함, 상처, 반복...
수 많은 이유로 인해 사람에게 질려버린 나.
나는 사람을 기피하게 됐고
친구는 사람을 계속 그리워했다.
친구에게 남은 사람은 나를 포함한 3~4명 정도.
내가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믿음을 잃고 배신을 당하고
그 일로 인해 세달 넘는 시간 동안 마녀사냥의 한가운데서
가십거리로 쉽게 말로 사람을 죽일듯한 모습을 지켜보고
그 모습때문에 그만두고 싶지 않아 버티던 직장생활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른 이미지로 나를 바꾸고
시간이 지나 이제는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일을 그만두고 한달 가까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가만히 집에서 자고, 자고, 자고...
질리도록 집 안에서 자거나 책을 보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현실을 잊을만한 무언가를 찾았다.
아마, 한달 동안 본 책만 100권이 넘었을것이다.
끊임없이 다른 생각이 들어오지 않도록 집중할것이 필요했으니까.
그러다가 한달이 지나 즉흥적으로 여행을 다녔다.
멀리 가기 무서워 시간이 맞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맞지 않으면 혼자.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겨우 괜찮아졌다고 생각했고
드디어 내가좋아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세달 정도 지난 후 사람이 많은 동대문에 갔다.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어도 힘들다고 생각한적은 없었다.
그런데 동대문에서 영화관에 가기 위해 지하도를 걷는데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머리가 멍 하고, 아무생각도 나지 않고, 갑작스럽게 심장이 빨리 뛰고
식은땀이 나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가쁜 숨을 내쉬어야 했다.
단순히 공기가 안좋아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영화관에 올라와서도 영화관을 밝히는 조명이 어지럽고
실내를 장식하는 포스터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혼란스럽고
팝콘냄새, 오징어 냄새, 츄러스 냄새. 속이 울렁거렸다.
그 후로 다시 사람이 많은곳에 간 적은 없다.
하지만 또다시 같은 증상이 나타날 거란건 알 수 있다.
그런데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멘탈이 강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강하지 않았다고
자신이 공황장애가 올 정도로 외로워진 줄 몰랐다고.
그러면서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다.
나보다 친구가 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나도 힘들다.
근본적인 치료책을 찾기보다는 나는 혼자 지내고 싶고
그 친구는 누군가가 있어야 치료할 수 있다.
그 친구가 힘든건 알겠는데
손을 잡을 수가 없다.
우리의 상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간 생긴 상처와 외로움이나 불신이 아니라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야 한다.
솔직히 이대로 혼자이고 싶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면서 부탁이나 의지를 더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막상 살려다보니 뭐라도 혼자라도 하면 되더라.
혼자 할 수 있으니 더더욱 혼자인 상태이고 싶다.
손을 잡을 수가 없는데
자꾸 손을 내밀어서 힘들다.
나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버겁다.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것도 싫다.
누군가로 인해 내 일상이 깨지는 것도
쫓기듯 빠듯한 것도 너무 싫다.
그런것들이 싫은데 싫다고 말할 수가 없다.
SNS를 이용하면서 그나마 지냈는데
막상 그 SNS는 친구가 볼 수 있어서 내 심정을 말할 수 없다.
그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인걸 눈치 챌거니까.
그러다가 일기장이 생각났다.
예전 일기도 다시 읽어보았다.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나는 어둡다.
사랑하고 슬퍼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고 미련갖고
이런 일상이나 고민이 일기장에 가득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남들이 알아도 되는 가벼운 마음은 다른곳에 털어놓을 수 있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는곳에는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없으니.
이렇게 나는 점차 더 외로워 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