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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매일 도서관을 오는 사람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난 나는 그냥 당연히 귀에 헤드폰을 꼽고 속청에 들어갔다. 벌써 3일이 지났어 봐봐

이렇게 시간은 빠른거야. 하루 24시간 나를 위해 쓰기도 너무 아까워. 한 동안 내가 번돈은 꼭 나를 위해 쓰리라 하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때로는 돈보다 귀중하거늘. 속청 2단계에서 멈추고 스파인웍스에 등을 기댔다. 아프더라 그래도 척추야 펴져라 얍얍 숨은키야 내놔라 하며 열심히 척추를 찢었다. 마치 거푸집에 내 척추를 다시 녹였다 틀을 맞추는 기분. 척추를 접어서 포를 떴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습한 여름이 지나고 어느세 추워진 계절을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도서관은 한결같이 따뜻하다. 천국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오늘도 꾸준하게 도서관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한다. 이것 저것 물어보는 어르신들이 간혹 귀찮고 짜증이 난건 사실이지만, 그들의 꾸준한 도서관 출석은 나를 경의롭게한다. 거의 매일 " 안녕하시오!" "문자메시지 보내주시오!" 참 대단한 양반이다. 어쩜 그렇게 꾸준히 도서관을 오실수가 있는 거지. 거의 도서관 직원을 맞이 하는 것 같고, 또 영어는 얼마나 잘하는지. 그들의 꾸준함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과거에 열심히 살았던 그 증거들이 아닐까 싶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계신 우리 아버지도 아침 일찍, 문을 박차고 나가신다. 내가 나이 들어서도 그렇게 도서관을 왔다 갔다하는 여유를 갖을 수 있을까. 왠지 그렇게 늙고 싶다. 이제 그들에게 그만 투정 부려야겠다. 그저 진상들이려니 하고 여기는 것보다. 좀 더 공손하게 그들을 맞아야 겠다.

 

 한결같이 꾸준한 그들의 모습에 신은 언제나 축복할 것이다. 나도 그 수혜자가 되자.

만년아가씨
2011-12-23 10:33:16

어르신들이 도서관을 찾으시는 건 보다 현실적인 문제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추운 날 집에 있어봤자 전기세, 보일러값,가족들 등쌀에 시달리고 할 일도 없고.
여름에 시원해, 겨울에 따뜻해. 끝날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어도 누가 뭐랄 사람 없는데다 마음의 양식까지 쌓을 수 있어 얼마나 좋아요.
저도 시간이 날때마다 도서관에 가고 싶은걸요 ㅋㅋ
제가 보기엔 최고의 유유자적한 삶임.
화츈
2011-12-23 10:36:33

오 그렇게도 볼수있겠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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