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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기회의 땅 남조선

 어제 서울대 병원에 외래를 보고 치과교정 치료를 받으러 대치역에 갔다. 가는길에 명동에서 화장품도 사고, 국민은행이 있길래 그곳에 가서 쓸모없이 툭툭 버렸던 동전들을 죄다 입금하고 삘이 꽂혀 적금 통장을 만들었다.

 그냥 내 월급정도 쌔려붓는 금액이지만 복학을 하고 2년동안 학교에 몸 담을 예정인데, 적어도 내 용돈 하나정도는 벌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통장을 만들었다. 티끌모다 티끌이지만 적어도 부모님한테 용돈 달라는 소리를 안하는 지금이 너무 좋고 복학하고 그럴 내 모습을 생각하니 뿌듯하기만 했다.

 일 학년때 얼마나 뭐 같던지 분명히 회사 사정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게 뻔히 보이고 엄마도 그런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던지 일자리에 나가있는 사정. 그걸 보면서 느꼈지,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혼자 사는것도 나쁘진 않겠구나. 어른이 애를 만드는게 아니라 애가 어른은 만든다는데, 이 말은 아이를 키움으로서 정신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신적 성숙보다 당장 내가 찌질하게 살게 생겼는데 무엇이 중요하랴. 역시 물질은 이성을 지배한다. 목구멍에 차오르는 '엄마 나 돈좀....하아...' 이제는 이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4주훈련중 CBT교육이 있는데, 북조선은 경제가 아주 후진이며, 남조선이 짱이라는 뭐 그런 되지도 않는 세뇌교육이 있다. 북조선의 실태를 주민, 탈북자의 입으로 말해주며 '너희 남조선인은 얼마나 행복하니? 그저 삶에 감사하고 좌파짓좀 그만하고 살지 않으련?' 하는 메시지가 뚜렷이 나태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유치한 교육 중에서도 내가 부정하지 못하는 건 확실히 남조선이 북조선 보다는 더 잘살고 기회라는 것이 주어진 나라라는 것. 탈북자 강연을 할 때 였다. 북한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애써 쥐어짤려고 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줬고, 난 그저 내 통념이 깨지는데에 대한 희열감에 주최를 못하고 있었다. 설마 비가오면 시체를 묻어놓은 흙더미가 무너져 시체들이 들어나고 개들이 그 시체의 팔다리를 물고다니며 거리를 활보하고 길거리엔 꽃제비들이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을 줄이야. 탈북을 하려면 쇠똥에 소화되지 않은 옥수수알 까지 파먹을 오기로 살아야 하며, 북조선에 인접한 중국의 국경지대에는 대사관에 들어가지 못해 숲에서 숨어서 사는 탈북자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들을 인간사파리라고하며 먹을 것을 던져주면, 줏어 가는 광경을 파는 판매하는 중국인. 탈북을 하기위해 몸을 파는 여성.

 그들을 보고있자니 느끼는 감정은 '슬프다' 였지만, 뭔가 안 엮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한 걸까, 역시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청년은 아닌가보다. 그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나만위해 사는 뭐 그런 쓰레기?ㅋㅋ

어른이 어려분 통일은 되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뇨~"

왜요? 

"통일되면 제가 직장다닐때 세금 왕창 걷어가잖아요 호호호호 전 그게 통일보다더 싫답니다 호호호호 경제가 살아나겠지만 그건 장기적이고 당장 내 지갑에서 내 돈 빠지는데 그게 아니 꼬와서 못봐주겠네요 호호호호" 

뭐 대충이런 쓰레기? 개의치 않는다.

 본론으로 돌아가, 탈북자 연설중 자기는 남조선에와 기회가 많아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기도 연설하며 돈벌고, 그 돈으로 대학다니고, 자기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이 나라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주장했다. 참 보고 느낀게 많았다. 그렇다 이 땅은 정말 기회가 있는 땅이다. 그닥 돈많지 않은 나도 돈많은 집 아이보다 앞에 설수 있고 내 돈 벌어 내맘대로 쓸 쑤있는 나라다. 물론 빽있고 돈많은 집 자녀들을 이길 방도가 없지만, 중산층이 무너지고 20대 80으로 비교되며 80안에서 어느정도 내 줄을 설수있는 조건이 된다는 소리다. 즉, 내 당당함을 스스로 찾을 수있는 나라다.

 혹여나, 돈이 별로 없으면 쿠차, 쿠팡에 올라온 물품들을 사서 생필품들을 마련하면 되고 또 번지르르한 차를 사지 않고도 좀 후진 차를 구해 직장인 행세를 할 수있다.

 뭐 엄청 희망차고 감동적이고 희열감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솔직히 보면 구질구질하지 그렇지만 밝은 면을 바라보려고 한다. 일일이 상세하게 풀어 쓴다면 지금 내가 받은 월급은 전부다 적금에 붓는다면 2,3학년때에 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금액이 그리 많지않아 헛 짓거리할 여유도 없어 공부에만 매진하여 학점이외에 여러 자격증들과 내 이력을 쌓을수 있으며 제때에 취업할 수 있는 발판들이 마련될 것이다.

 금액만의 도움이 아니라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삶이 전반적으로 앞으로 미래에 도움이 될 것 이라는 생각은 절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이 비관적이고 한탄할 것 천지라도, 나만큼은 항상 긍정적으로 대우할 것이며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감사히 받아들이며 애매해 보이는 것도 내 기회로 만드는 노력또한 서슴치 않을 것이다. 당장 부모의 등골을 더 뽑아 먹을 수 있겠지만, 지금 나의 노력은 10년이 되건 20년이 되건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설사 아주 조그만한 행운이 찾아 왔다하더라도 그 행운은 지금껏 나의 노력의 대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사함을 지니겠다.

 아버지 좀만 기다리세요. 당당히 말 못했던 내가 이제 내 목소리를 낼 수있는 당당한 인간으로 당신 앞에 보란듯이 설태니, 좀만 참으세요 보여줄게요 당신 아들의 지독함을...

 오늘도 그저 내 할일을 할 수있어 그저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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