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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혼자여행

 수능을 죠지고 할 것도 없어서 예전에 내가 살던 이천이라는 시골동네를 혼자 방문한 적이 있다. 콤팩트 카메라와 두툼한 롱파카 그때 한 작업은 추억의 장소에 떠오르던 그때의 이미지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것 들을 사진과 함께 적어서 기록 하는 일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회상하는 차원에서? 요즘들어 있지도 않는 찹쌀떡 장수가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찹쌀떡을 파는 것 처럼 말이다. 찹쌀떡이라는 옛 추억속의 이미지를 사듯이 말이다. 그렇게 여행한지 언 3년째 되는가 혼자 여행을 나왔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12시쯤에 출발을 했다. 일단 집앞에서 서현가는 버스를 타고 3330번을 타 범계에서 내려 지하철로 쭉 오이도역, 그리고 오이도 해양단지까지 마을 버스... 가는 족족 책을 읽으며가 지루함은 별로 없었다.

 

 오이도역에 사람들이 와플을 죄다 사가길래 나도 와플을 하나 샀다. 평소에 군것질을 거의 안하는데 여기와서 만큼은 와플을 사먹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헤헤 ^^ 이러면서 또라이같이 혼자 헤벌쭉 하면서 길을 걸었다. 해양단지는 그냥 평범한 서해 바다의 풍경이었다. 간석지가 있고 시장 그리고 식당... 조개구이를 위주로 팔던데 난 조개구이에 별로 흥미가 없어서 ㅋㅋ

 

 좀 돌아보다가 바로 칼국수집에 갔다. 6000원짜리 바지락 칼국수가 메뉴판에서 제일 밑에 있는걸 보고 '참 잘도 숨겨놨네 주인양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잘 찾았으니 "해물 (10000원) 아니 바지락 칼국수 주세여(6000원)." 칼국수는 고추맛이 강했다. 퇴근해서 가끔씩 청우형이랑 먹는 칼국수 맛이랑 비교하면 일단 면이 달랐고 칼국수 국물은 매운맛이 좀 더 했다는 점? 그래도 확실히 일본식 라면...그것보다 더 맛있었다. 조개로 만 이런 국물을 만든다니.

 

 간단하게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걷고 또 걷고 계속 걸었다. 같은 길을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려 했으나 너무 춥고 해서 많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저 날라다니는 갈매기나 좀 보고 썰물때 올라오는 물들을 보고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보기 나름이다 조선만큼 간석지가 발달한 나라는 없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가 봤다. 올라가는 족족 기분나쁜 낙서만... 인간들 왜이러는지 그저 낙서가 하나의 문화재 처럼 보일정도로... 어떤 아이는 장편의 소설을 쓰기도 하고 막상 올라가니 탁트인 시야로 한눈에 오이도가 보였다.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사람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 참으로 신기 했다.

 

 길을 또 걷고 걷고 걷다 보니 갈매기들과 있는 사람들을 목격, 과자를 던저주며 "오 먹었어 먹었어!"

하는 사람들 난 그 광경을 찍으려 얼마나 고생했는가. 갈매기가 참 친숙하게 느껴졌다. 역시 롯데자이언츠라서. 하지만 그 갈매기는 서해갈매기 ^^.

 

 또 걷고 걷다보니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저 난 찍는 수 밖에 찰칵! 이쁘게 나온 것 같다. 길을 가고 가다가 자리에 앉았다. 엄청 추웠다. 길을 걸으면서 이생각 저 생각을 하려 했으나 답은 간단히 나왔다 "그래,,, 그냥 하던대로 다시 열심히 하자" 솔직히 답은 나왔는데, 정신적 외상이 충격이었다. 그저 혼란스러웠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 한것.

 

 두시간 정도 더 있으려 했으나 젠장 너무 추워서 본능적으로 마을버스에 올랐고, 오이도역에서 핫도그를 하나 먹고 산본역에 내려 3500번을 타고 집에 왔다. 오이도 근처에 내 친구가 학교에 다녔다니. 바다가 보이는 학교라... 생각보다는 낭만적인데 그래? ㅎㅎㅎㅎ

 

 집에 돌아오자마자 부모는 왜 혼자가냐 하고 난 그저 그냥.....이러고 소고기나 실컷 먹고 사진을 옮기다 잠이 들었다.

 

 여행을 간 총평을 하자면, 음 일단 챗바퀴 처럼 살던 내 삶에 약간의 변화를 준 느낌이었다. 예전엔 그냥 밤에 술마시고 노는게 좋았는데 이렇게 여행 하는 것도 오랜만에 하니까 즐거웠다. 생각보다 생각을 많이 못했다. 그저 걷고 또 걷고 계속 뚜벅뚜벅 그 길을 바다를 끼고 계속해서 걷기만 했다.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 느낌이랄까. 교통비를 제외한 금액은 10000원이 들었다. 역시 솔로가 이런면에선 최 고임. 가끔 이렇게 가보련다. 다음엔 어딜가지 봄이 온다면 더 재밌겠지

 

만년아가씨
2012-02-12 15:21:21

왠지아련하네요. 저도 아주 예전에 어릴적 살던 동네가 꿈에 자꾸 나오는 바람에 하루 쉬는 날 마음을 먹고 기차를 타고 택시를 타고 겨우 찾아갔던 적 있었어요.
살던 동네 이름만으로 옛 기억을 더듬어가며 학교,집,자주갔던 유원지를 돌앗는데 세월이 세월인만큼 신식 건물들이 들어서 옛날 정취는 많이 없어졌더랬어요.
같이 놀던 친구들도 다 사라지고 그 때는 그렇게 넓게 느껴졌던 골목이 어른이 된 내겐 사람 둘 겨우 지나갈 골목이더라고요.
그때가 지금처럼 겨울이었는데 춥고 씁쓸하던 기억만 남게 될 줄 알았는데 ㅎㅎ
돌아온 지 한참 된 지금은 더이상 고향의 꿈을 꾸지 않게 되었어요.
그때 여행갔을 때 잠깐 스쳐갔던 재기발랄한 여학생들과의 대화가 새로운 고향의 추억으로 대치되어서인지도 모르지요.
뭐라더라....유원지 입구에 앉아 잠깐 쉬고 있는데 여학생 둘이서 어슬렁거리다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집에 돌아갈 차비가 없으니 천원만 꾸어달라고요.주소를 알려주면 나중에 부쳐주겠다길래 이천원을 주고 웃으며 갚지 않아도 된다고 했더니 저더러 좋은 언니라면서 어찌나 기뻐하던지 ㅋㅋㅋㅋ
학교 생활은 어떠냐, 공부하기는 어떠냐 그 뒤로 이런저런 얘길 나눴는데 이제 그 여학생들은 어엿한 숙녀들이 되었겠네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ㅎㅎ
아무튼 혼자하는 여행은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요것도 스스로가 생각하기 나름인 거죠.
츈님 여행일기를 보니 저도 바빠지기 전에 혼자 여행을 계획해야겠어요.
화츈
2012-02-12 18:05:55

관심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 혼자여행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요. 일단 혼자가니 느낀느바도 확실히 다른 면을 느꼈어요. 그래요 바빠지기 전에 자신에게 작은 여유를 주는 것도 참 좋은일이죠, 제글에 공감을 해주시고~ 생각에 영향을 끼쳤다니 일기를 참 잘 쓴 것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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