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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피부과

 퇴근길에 같이 일하는 청우형이랑 노닥거리다가 33번 버스를 타고 피부과에 갔다. 피지 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의사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스킨스케일링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냥 피지관리에 스킨스케일링이 얹어있다고 해야되나, 여튼 내 저주받은 피지들을 조금이나마 제거할 수 만 있다면, 단돈 2만원쯤 더 추가하는 것 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침대에 누웠다.

 역시 피지는 간호사 누나씨가 짜주는게 죠난 아프다. 콕콕이아니라 꾸직꾸직, 너무 아파서 짤때마다 미간이 아찔아찔 맘속으로는 '쉬벌쉬벌, 존나 아프닷' 그래도 이렇게 꾺꾺 눌러서 짜버리는게 원장님보다는 훨씬 본전 뽑은 것 같아서 만족한다. 그래도 아팠다.ㅜㅜ

 본격적인 스케일링, 헐... 신세계였다. 얼굴에 뭘 바르는데 처음에는 피지 짠 곳만 따끔따끔한줄 알았는데 이건 뭐 얼굴 전체가 다 따끔해서 죽는줄 알았다. 그런다음 또 뭘 발라주는데 더 따끔했다. 어떤 원리로 되냐고 물어보니 산화시키고 중화시키는 거라고 하던데, 우와... 내 얼굴이 과학실험장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 하지 못한 일들을 해보고 느낀 껏, 내가 생각보다 겁이 많다는 점.

 계속 물어봤다. 계속, 각질이 올라오고 피부가 말을 안듣는다고 하니 이번에 샘플 좀 더 받아보라고 챙겨주는 센스, 어쩌면 그 순간을 나는 기다렸는 지도 모르겠다.

 팩으로 다 진정시키고 거울을 보니 왠 얼굴이 울긋불긋한 도깨비 한마리가 있는지, 나머지 아토피, 사마귀 진료를 받기 위해 의사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토피가 많이 나아 졌어, 이제는 연고만 바르자고' 아주 고무적인 의사선생님 왈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퀘스트 사마귀. 얼굴에 어느순간 부터 사마귀가 나기 시작했다. 여드름이 흉터로 남아서 점이 되려니 한 것들이 사마귀라니 생각하면 할 수록 어이가 없으면서도 관점을 달리 말하면 단 돈 몇 만원으로 내 얼굴의 잡티를 고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이 집어주시는 부위가 생각보다 많았다. 뭔지 모를 혹, 누가 봐도 사마귀처럼 보이는 것들, 그리고 좁쌀만한 거뭇거뭇한 사마귀, 이런게 모여서 잡티라고 하는 거겠지? 얼굴에 혹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진짜 놀랐다. 혹뿌리 화준이? ㅋㅋㅋㅋㅋㅋㅋㅋ

15분만 투자하면 얼굴에 있는 잡티를 다 뗄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가격은 이번주 친척집에 내려가면 생길 용돈정도? 이뻐진다는데 그 정도 가격 쯤이야.

 계산을 할 시간이 왔다. 간호사 누나씨에게 샘플을 달라고 말하면서 "많이 주세요! 많이!" 하는 헝그리 정신 또한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계산을 하는데 분명 7만원인줄 알았는데,,, 5만원?! 이거 분명 간호사 누나가 잘못한 것이다 싶었지만 조용히 서명을 했고 샘플도 많이 받아가고 2만원도 자체적으로 할인해 가는 아주 행복한 목요일을 보냈다. 꽁돈이 생겼는데 혼자 뭐 좀 먹을 까 하는 생각이 컸지만, 집에서 조용히 밥을 해 먹었다.

 스케일링을 받은 소감은 생각보다 고무적이다. 코에 있는 블랙헤드도 어느정도 작아진 것 같고 턱과 콧망울 주변에 도드라지게 나온 피지 들이 정말 추해보였는데 싹 없어져 보기에는 훨씬 좋아 보였다. 그래도 조만간 싸이겠지 ㅠㅠ 확실히 피지가 겉으로는 없어진 것 같아 보이진 않으나, 간호사님이 짜주는 부분이 훨씬 더 늘어서 만족한다. 전에는 턱에 염증이 심하여 많이 못짰는데 지금은 거의 다 짜서 턱에 느껴지는 염증이 없는 것 같다. 쌤플을 써본 결과 훨씬 쌤플이 좋지만 비싸니까 살 엄두를 못낸다. 최대한 싸게 살 수 있는 화장품을 알아보고 있다. 빙산수 수분크림과 짐승젤로 관리를 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있는데. 잘은 모르겠다. 여튼 피부과에 다녀온 결과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 그냥 피부과에 거는 목적은 완치보다는 피지를 없애고 여드름만 진정시키는 정도 까지 라고 해야하나, 모공을 줄이거나 블랙헤드를 없애는 것은 모든 수술을 다하고 프락셀을 하려고 한다. 꾸준히 관리 하련다. 이 모든 것이... 다 담배를 끊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일단 나를 사랑하련다. 내가 번 모든 돈은 일단 나를 위해... 오로지 나를 위해... 꼴아 박아야징 그래야 남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제일 잘나갈 그때를 위해... 조금 더 고집을 피우고 나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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