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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2012년 9월 13일 목요일

 이제는 혼자 알아서 척척이다. 아침에 일어나 밥솥에 불을 끄고 밥을퍼서 도시락에 한 덩이 아침상에 한덩이 냉장고에 계란을 밥에 투척하고 시골집에서 직접 짜낸 참기름을 반숟가락 정도 넣고 간장에 푹담근 양파와 아침을 해결한다. 원래는 간장에 비벼 먹는데 양파가 충분히 짜므로 양파 하나 먹을 때 마다 한 두숟가락식 입안에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 도시락은 감자 멸치 등등 최대한 집안에 있는 밑반찬을 활용하고 김으로 점을 찍는다. 밥을 다 먹고는 비타민 하나를 먹어주지만 비타민이 그다지 많은 효과를 준다고 느끼진 않기에 플라시보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한알 산뜻하게 자셔준다.

 출근을 하면 텀블러에 마테차를 우려놓는다. 정말 내 평생 정말 잘샀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요 텀블러 하나. 진짜 좋다. 간단하고 분리하기도 편하고. 옥션에서 일부러 하자제품을 골라서 샀는데 작년 부터 계속 아마 직장을 잡을때도 똑같이 쓰지 않을까. 까페에 앉아 경미한 담배향을 맡아가며 3천원 4천원짜리 커피를 마시기보단 소비자가 200원도 안되는 차를 홀짝홀짝 혼자 마시며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훨씬 더 소중하다.  

 퇴근을 하면 운동을 쫙 해주고 샤워를 하고 본격적으로 밥을 만든다. 찬밥이 남아있었다면 계란 후라이를 반숙으로 해서 노른자가 출렁이게까지 살짝 그을려주고 밥에 투척한다. 아침처럼 밥이 잘 비벼지지 않지만 운동 후 먹는 밥은 생각보다 꿀 맛이다. 그렇게 밥을 먹고 2시간 정도 지나서야 집에있는 보충제를 좀 집어먹는다. 보충제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많이 안먹으려고 했지만 이미 산거 아까워서라도 꾸역꾸역 다 먹을 요량으로 우유에 허벌라이프 순수단백질과 핑크빛 이상한 가루를 한 스쿱씩 덜어 우유와 타먹는다. 

 얼마전 벌초를 하러 시골에 다녀와 쌀을 30kg이나 얻어왔다. 채워진 쌀독과 그득히 쌓인 감자와 양파 매실 계란만 봐도 흐뭇한 요즘이다. 그렇다 조선 청년 주부모드. 개의치 않는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니 잔병치르는 일도 없고 상당히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근력이 저번주 목요일보다 훨씬 향상 되었다. 일단 이번달 목표치의 갯수는 어찌어찌 채우고 있다. 데드리프트의 자세가 상당하게 아쉽지만 그래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내 모습에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 박수를 보낸다. 20kg를 3세트로 드는 것보다 중요한건 무중량에 10세트를 소화하고 나중에 20kg를 10세트로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본다. 소화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거울을 보면 아주 조금은 향상된 체형이 눈에 들어와 만족스럽다. 2kg을 더 찌우는 것이 목표인데, 이 것은 이왕이면 근육으로 채우고 싶다.

  헬스장에 다음달 부터 가려고 했으나, 찾아본 결과 벤치프레스 대신 팔굽혀펴기를 해도 무방하다는 말을 보고 그말에 용기를 얻어 홈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짐에서 하는 것 보다는 분명 효과가 떨어지겠지만 나같은 케이스는 짐보다는 집에서 하는게 시간도 절약하고 집안일에도 도움되고 내 공부에도 도움된다고 판단.

 지금 하는 운동이 많은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것은 나도 알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정말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많은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사랑이 없이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을 여는 마테차. 그 고귀한 신들의 음료로 오늘 하루 가볍게 시작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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