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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2013년 3월 1일 금요일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살아야 한다는 국사강사의 말을 귀기울이게되는 요즘이다. 어렸을적 부터 일제시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어 조금이나마 해당 사항에 대해 유심히 보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중 내가 아는 견해에서 최고로 잔인하다고 생각한 책은 마루타다.

 마루타. 세균전을 준비한 일본은 중국에 731부대를 만들고 그곳에서 생체 실험을 하게된다. 이 팩트 하나로 소설은 전개가 되고 망으로 가고 있는 세상에 놓여진 한 도덕적인 양심을 묘사하는 그런 소설이다. 당연히 지켜져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 소설의 세계속에서는 지키는것이 병신인 뭐 그런 상황이랄까.

 원숭이와 인간의 피를 바꾸는것 가스실에 애를 가두는것 동상실험을 하는것 무고한 시민을 페스트균으로 죽이는것. 여성의 생식기관에 남성호르몬을 뭍혀 남자목소리가나고 수염이 자라게 하는것 등등... 읽다구역질이 난다고 느낀적은 없다. 그만큼 내 정신이 단련된 것인가.

 어린나이 독립기념관에 끌려간 것이 충격이었던 터라... 길가다 천안을 가리키는 표지판만 봐도 머리가 새하얘지는 마치 저주를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젠 내가 도리어 잔인한 것을 찾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니... 세상일은 참 모르는 것이다.

 소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일본장교가 된 것 같고 일본 장교가된 내가 처절하게 당하는 세계각국의 썩은 통나무들이 실험당하는 느낌이었다. 계속 계속 그렇게 읽어나가는 바람에 마루타들이 수술받는다는게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이 책에 내가 세뇌가 된 것이가.

 평소 합리화를 정말 잘하는 나로써 이런 제국주의에 태어났다면 난 무엇을 하고있을까. 내가 조선인이었다면 혹은 그러긴 싫지만 일본인이었다면... 행복했을까. 실제로 나치에 가담한 사람들은 자기들이 어떤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정말 행복했다고 한다. 그 행복은 아마... 그 나라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인간들의 행복을 끌어 모은 행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살아야하는 우리들... 전원책의 말이 떠오르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김정일 개섀끼라고 할수 있어야한다고. 김정일이 개새끼지 개새끼기아니냐며 발끈을 하던 그의 모습. 상당히 극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의 주장은 용감한 것 같다. 나라의 주적은 북한이나. 아베도 개새끼라고 하고 싶다. 모르겠다 마루타를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나는 우파가 되는건가.

 다시 마루타 이야기로 넘어가서. 글에 나와있는 사람중 실존 인물이 있다. 이시이 부대장. 그는 실존인물이며 색에 미친놈인지 어떤 종류의 똘아인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디 한번 끌려가지 않고 자료를 미군에 넘겨서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아주 치욕스러운 역사가 있다. 그는 패전후 일본이 다시 박차를 가하고 일어날 수 있는 6.25전쟁에서도 가담을 했으며 일본 대학의 교수로 들어갔다는 것도 지식검색에서 확인 했다.

 조선의 모든 것들은 어떻게 보면 일본의 기본토대로 올라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있다. 행여 저번엔 대한민국 교수가 말을 잘못했다고 언론에 뿌리는 바람에 친일 아니냐 하는 말도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의말이 얼추 부정 할수는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단순히 기술과 경제뿐이겠으랴 의술도 마찬가지겠지. 일본으로 유힉을 많이 갔을 것이고. 유학을 간 대다수 의과대학 학생들이 지금의 나를 고쳐주는 교수님이겠지. 막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같다.

 글속에서 페스트균에 걸린 약혼자를 살리기위해 주인공이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마루타를 이용하겠다고 의사가말하자 고뇌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쩌면 그 상황이 나와 같은 상황은 아닐가 억지로 껴맞춰 보기도 한다. 팩트는 팩트니까. 이로우면 무조건 옳은 것일까. 일단 나는 그 수혜를 받고 있어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을 그렇게 희생으로 몰아넣은 부대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신이 있고 누군가 죽은 사람을 판결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는 엄벌아니 똑같이 죽어서 당했으면 좋겠고... 무궁한 그의 지옥생활을 죽은지 몇십년이 넘었지만 고히 빌어본다.

 

 마루타는 마지막권이 남았는데. 내가 가는 도서관에는 책이 있지 않아. 다른 도서관 상호대차 시스템을 이용하여 읽을 예정이다. 당장 막 읽을 필요는 크게 느끼지 못해서. 이제는 여명의 눈동자라는 책을 읽어볼까 한다. 일제 정신대의 내용을 1권에서 담았던데. 시작부터 어린 소녀가 군인에게 몸이 팔리는 뭐 그런 장면으로 시작한다. 10편의 장편소설이라 사뭇 지루할 수 있겠지만. 원래 신문에 기재되어있던 소설이라 지루하다싶으면 벗기고 강간하고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 깜짝깜짝 놀래키는데... 잠이 올것 같지는 않다. 뭐 어쨌든....

 여명의 눈동자를 다 읽으면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순으로 읽어야지. 부끄럽게도 역사를 잘 알고 있지는 않다. 음... 그래... 이제 부터 다시 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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