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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츈
2013년 3월 19일 화요일

원래 11시에 골아 떨어져 자야 맞는 건데... 자지를 못했다. 못잔게 화가 나서 정역학책을 펴들고 공부를 했다. 대충 알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일어나서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이렇게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어느세 3년째인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난 절대로 일기를 쓰기 시작한 바로 그때의 그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오래전의 일이라 아주 얆은 은박지에 가려진 부분처럼 존재하던 내 가슴 한 구석의 기억이 이 밤에 다시 떠올랐다.
예전엔 싸이월드로 호감이 가는 사람의 심리나 취향 그의 기분상태를 느끼려고 노력했다면 요즘은 카톡인 것 같다.
어쩌다 인연이 되어 연락하던 사이. 나는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다 갭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먼저 닫아버리게 되었다. 나는 일개 공익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 그녀 앞에 뭔가를 내세울 것이 없고 보잘 것 없어보이는 내가 정말 싫어서 였을까 어떤 이야기 어떤 뉘앙스 조차 풍기지 않고 닫아버렸다. 그럼 조금의 연락이라도 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걸까. 아무사이도 아닌 내가 역시나.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이 바보 같고 한심해 보였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 조금이나마 하루 빨리 발전시켜 떳떳해 보이고 싶다. 발전... 그 발전의 계기를 일기로 삼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오글거리고 이게 정신이 제대로 박힌 건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정말 솔직한 내 감정이었다.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계획한대로의 내 모습을 조금씩 조금씩 찾아가고 있었다. 많은 것을 발전시키진 못했지만 적어도 지금 나의 방향은 그다지 나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그렇게 그녀와의 연락을 닫고 슬퍼할때 생각한건 발전이었고. 구체적으로 하루빨리 취직을 해 나의 당당함을 찾고 싶은 욕심 뿐이었다. 얼마나 어리고 또 어리석고 불쌍한 생각일까... 감정하나에 치우쳐 평생 몸담을 직장을 스트레이트로 결정하겠다고 마음먹다니 말이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 몇일 지나지 않아 수술실에 들어갔다. 그때도 난 책을 부여잡고 닥치는 대로 공부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인강을 사드리고 공부를 하고 또 읽어가며 매진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정말 슬프고 또 충격이었나보다. 그렇게 하다가 말다가 하다가 말다가 이젠 어쩔수 없이 하면서 바쁜 오늘을 보내고 있는데 그녀의 정보가 삭제된 걸 알았다.
처음엔 그 목소리, 나를 대해주던 그 태도 그것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전전긍긍하며 살던 내가 이제는 잠시 묻어두고 있었다니. 묻어두고 있었던 그 기억을 사라진 정보처럼 보내야 할 것 같다.
사라진 그녀의 아이디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는 잊어도 될 것 같다.' 그치만 아직은 연애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좀 더 내가 발전했을때...라고 하면 되려나.
홀가분하네... 그래도 오늘까지만 머릿속에 담아두고 싶다.

내 인생의 마지막 짝 사랑이여 이젠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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