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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나라
불편한 진실

참으로 인연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아내가 새롭게 교회를 다니겠다고 나섰는데 

집에 가까운 곳에 있는 열림교회라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이 곳 목사님이 바로 아들 요한이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던 분이 어떻게 목사 안수를 받아 목사님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내는 그 상황을 잘 모르고 있었지만 아들이 대학 입시를 위해 대학 입시 원서를 쓰기 위해 나와 같이 지금의 목사님인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갔었다.

아들의 성적이 시원치 않아서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때인데 너무 사무적으로 이 성적으로는 원서를 쓸 곳이 없다고 잘라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찾아 보는 척이라도 해야겠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리했는지 전혀 가망이 없다는 식으로 원서를 쓸 곳이 없다고 한다. 아들과 생각한 곳이 부산에 있는 고신대였는데 거기도 성적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 보고 아빠가 써 줄테니 가자

그렇게 이야기 하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1지망, 2 지망, 3지망까지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써 넣었는데 세상에 1.2.3 지망 모두 면접을 하자고 통보가 와서 1지망을 했던 부산 고신대에 합격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무난히 졸업하고 나름 열심히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담임 선생이 목사님이 되어 마주하게 된 것이다.

내 마음에는 아직 그 때에 섭섭함이 남아 있기는 한데,  

많은 학생을 상대하는 목사님은 내 아들의 이름은 물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작은 일에 불과한 것이지만

나와 내 아들에게는 특히 내게는 깊은 앙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아내는 아들의 담임 선생님이었던 분이 목사님이라고 무척 좋아한다.

세상에 이런 인연이 다 있느냐고 좋아한다. 

아들도 그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교회를 방문해서 인사를 하고 지금은 타지에 있어서 곤란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이 교회에 나오겠다고 이야기 했단다.

참 내 성격이 모진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

십여년이 훌쩍 지난 일인데도 아직도 그런 일을 마음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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