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짓의 교육과정을 끝낼 무렵,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바로 내일 입사가 잡혔다.

아쉬운 건 같이 고생했던 동기들의 입사가 늦어지고 나는 빨리 잡혔다는 점.

동기들이 두 파트로 나눠진 것에 대해 선발된 입장에서도 미안하고, 뒤처진 사람들은 찝찝하

고 불쾌함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참으로 직장 생활은 묘하기만 한 것 같다.

묵묵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때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때도 있고 탱자탱자 잘 노는 사람이 윗 사람 눈에 들어 일찍 승진을 하기도 한다.

부조리처럼 보이는 이 현실에 마냥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란 생각에 쐐기를 박게 한다.

다들 열심히 했지만 똑같이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는 것인가.

그 결과는 시험 성적으로도, 선배들과의 융화로도, 일방적으로 그들의 눈에 비치는  근무태도로도 나타나게 마련이니 잣대가 어떻든 살아남는 사람과 고배를 마시는 사람을 가려내야 하는 그들의 고충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그러나 어쩐지 체계적이지 못한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그동안 정들었던 동기들과의 심리적 결속을 방해한 점에 대해선 우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입사가 빠르고 늦고의 차이일 뿐이라는 점에 서로 위안을 주고 받으며 기분좋게 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우선적인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들의 오늘밤이 편안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산을 하나 넘으면 새로운 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교육을 받으며 도대체 이 많은 걸 어떻게 한꺼번에 머릿속에 집어넣나, 아유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바꾸고 있었다.

이왕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물러서지 않겠다고, 더이상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고, 열심히 헤쳐 나가보겠다고....

솔직히 여러 걱정으로 마음이 무겁지만 새로운 시작을 앞둔 나는 이제 신입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