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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손가락을 베었다.

아침에 샐러드 만들 과일을 썰다 칼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손을 깊게 베었다.

덕분에 병원에 가서 생전 처음 살을 꿰맸다.

4바늘 꿰맸다는데 느낌상으론 무슨 열바늘 꿰맨거 같다.

 

손가락에 들어가는 마취약의 통증도 상당했고 마지막 손톱 뿌리 근처까지 찢어진 바람에 마취약의 효과가 미미했던지 마치 생살을 잡아뜯는거 같아 고통스러웠지만 어느새 그 통증도 옛날일이 되어버렸다.

 

고2때던가, 시골 제사차 어머니와 함께 내려갔었는데 어머니가 도마위에서 칼질하다 손을 깊게 베이는 걸 보고 주욱 지금까지 이해를 못했었더랬다.

 

아무리그래도 칼을 다루는 일인데 대체 왜 자기 살을 베는 실수를 할까.

 

그런데 웬걸.그 실수를 나도 하고 말았다.

반응속도가 느려진 탓일까 . 또 나이 핑계를 대보지만 역시 주의력 결핍일 뿐.

 

그 부주의함은 힐을 신고 가다 버스 안에서 자빠지거나 지난번 수원역 사람많은 광장에서 계단 내려오면서 계단에서 슬라이딩을 하던 민망한 일과 무관하지 않겠지.

 

아무래도 스스로가 한심해진다.

대체 정신을 어디 빼놓고 다니는지 원.

 

 

그나저나 직장에선 일약 영웅이 되었다. 별로 기쁘지 않지만 나를 보는 팀원들의 시선이 눈에 띄게 긍정적이란 점은 조금 신기하다.

 

 

그도 그럴것이 손가락 베인 걸로 내가 지각을 하거나 조퇴나 결근을 하게 되면 팀의 근태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

 

그 시점까지 일위를 달리고 있던 우리팀이 나 하나로 다른 팀에 점수를 추월당하게 되면 영웅 대접은 고사하고 말아먹어도 시원찮을 인간이 되는 거였다.

 

아무튼 손가락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겨우 지혈하며 사무실에 들어오는 극적인 광경(?)을 연출한 덕분인지 우리 팀이 근태 1등하면 다 네덕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는 과히 불쾌하진 않다.

 

그러나 한편 씁쓸한건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아파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직장이란 정말 짜증을 유발한다.

 

답답하다. 샤워할때 손가락 조심하느라,타이핑 칠 때 조심하느라...

 

마음이♡
2013-06-01 21:13:38

아프시겠다 ㅠ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만년아가씨
2013-06-09 15:05:34

으아닛,댓글을 이제야 보네요.ㅋㅋ고마워요.이미 3분의 2는 나은거같아요 ^^
HEART
2013-06-02 12:37:46

윽.. 많이 아프겠어요ㅠㅠ 손가락 다치면 엄청 불편한데ㅠㅠ
1등하면 휴가좀 달라고..ㅋㅋ

만년아가씨
2013-06-09 15:07:14

ㅇㅇ불편한 건어쩔수 없지 뭐. 휴가를 달라고 하고 싶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과 조율해서 써야하는 거기 때메...연차, 언젠간 쓰고 말거라고 벼르고 있는 중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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