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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초코파이

요 며칠 따뜻하다 갑자기 추워졌다.

 

하지만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지금의 난 몸도 마음도 훈훈하다.

 

과자에 감성 마케팅을 입혀 대박을 터뜨린 초코파이 하나 덕분이다.

 

초코파이하면 '정','정'하면 초코파이를 떠올릴 정도로, 마음을 나누는 따뜻함과 과자의

 

달콤함이 믹스매치가 잘 된 케이스.

 

 

뭐, 중요한 건 그 얘기가 아니고...

 

건강상 달콤한 과자를 먹으면 안되지만 최근 몇 달 간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아 은근 폭식에

 

군것질을 하던 차였다.

 

훈이 녀석과 좋지 않았는데 진심을 담아 사과했던 탓인지 오늘은 내게 웃음을 보인다.

 

게다가 사탕 하나를 내민다.

 

"샘, 이거 하나 드세요."

 

"이런 고마울 데가....나 생각해 주는 건 훈이 뿐이네."

 

물론 보통은 "난 괜찮으니 너 먹으렴."하지만 그동안 어색했던 사이를 녹일겸 웃으며

 

 칭찬해주니  더 기분이 좋았나보다.

 

다른 친구에게 쪼르르 달려가 선생님 드릴거니까 초코파이를 내 놓으란다.

 

"아앗, 이 녀석, 그건 안돼! 다른 친구에게 삥 뜯는 짓은 관둬!"

 

"삥 뜯는 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차 .....

 

"아니, 빼앗는다고....미안, 예쁜 말을 쓸게요."

 

그 때 앞에 있던 다른 여자 아이가 "오빠, 나 그 풍선껌 하나만 주라. 내가 내일 천원 줄게."

 

하니 녀석은 "정말? 약속 지켜야 된다?"반색을 하며 껌을 건네려 하는 걸 내가 가로 막았다.

 

"너 정말 괜찮겠어? 껌 한 통을 너한테 다 줘도 200원인데 겨우 그거 하나 받고 800원을 손해 보

 

겠다고? 잘 생각해라."

 

훈이 녀석은 모처럼의 조건 좋은 딜을 내가 망쳐서 원망스러운가 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숫자 셈에 약한 여자 동생이 눈 앞의 껌에 혹해 실수를 저지르는 건

 

차마 볼 수 없었다.

 

"그건 엄청난 폭리야, 불공정한 거래라구. 동생이 원하는 데 하나만 나눠주지 그러니."

 

내 말에 녀석은 고민하는 듯하더니 쿨하게 껌을 동생에게 내민다.

 

잘했다고 또 칭찬해 주었더니 이 녀석, 오늘따라 내 말을 더 잘 듣는다.

 

덕분에 나도 기분 좋다.

 

녀석은 어제보다 조금은 자랐으려나?

 

입가에 미소가 떠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초코파이 한 통을 샀다.

 

'이건 내 몸이 먹고 싶은 게 아니에요, 내 마음이 먹고 싶은 거예요'를 외치며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다.

 

달콤하다, 맛있다, 부드럽다, 따뜻하다. 

 

 

 

HEART
2015-12-17 19:29:10

비밀 댓글.
만년아가씨
2015-12-17 20:46:44

비밀 댓글.
철나라
2015-12-24 18:58:51

달콤하다 부드럽다 따듯하다.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만년아가씨
2015-12-25 11:35:30

철님도 멜 클쓰마쓰예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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