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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편하지 않은 관계

나는 편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편이다.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그러고 싶지 않을땐 그러지 않는다.

 

어떤 정해진 모임이 있다면 싫어도 나가는 편이지만 특별히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이 있어 그 사람이 보고싶지 않다거나 하는 일은 좀체 없다.

 

이런걸 두고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야하는지 싫어한다고 해야하는지 나로선 내가

 어떤 타입인지 잘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인위적이고 작위적인걸 싫어해

사람과 어울릴 때도 그런 타입과는 잘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자주 나가는 모임에 그런 타입의 사람이 있다면 내 마음대로

그 사람과 따로국밥으로 놀거나 그 사람을 보고 싶지 않으니 모임에 안 나간다고 할 수는 없다.

 

싫어도 얼굴을 봐야하고 굳이 싫은 것 까진 아니더라도 저 사람 참 나와는

맞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분명 나쁜 사람은 아닌데, 상종 못할 만큼 싫은 것도 아닌데 묘하게 함께 있으면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을 좀 더 알고 친해 보려고 영화를 함께 보기도 하고 식사나 등산을 함께 하기도 했다.

문제는 얘기를 나누어 보면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것은 알겠는데

딱 그것뿐이라는 것이다.

 

둘 사이의 공통점은 찾기 힘들고  취향도 다르다.

그 정도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아니 그게 오히려 보통일거다.

 

내가 이 사람과 얘기하는 게 곤혹 스러울 때는 바로 이런 때이다.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달라도 너무 다른 가치관과 사고 방식이 '맞아 맞아' 맞장구를 치면서 얻게 되는 공감이나

동질감보다 '아 정말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란 이질감이 먼저 든다는 것이다.

 (이래서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똑같으란 법은 없다.

당연히 나는 다름을 인정한다.

더구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배척해야 한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다만, 다름을 쿨하게 인정하는 것과 내가 그 다름을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란 걸 깨닫게 되었다.

 

솔직한 말로 그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서 실망한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싫어진 것도 아니다.

 

지금 와서 이런 내 마음을 정리해보자면 한마디로 이런 것일거다.

'내가 먼저 비오는 날 소주한 잔 하자고 청하고 싶지는 않은'

 

4년간 이어온 모임에 오늘 처음으로 앞으로 나오지 말까란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말한 이유와 그 이유 때문에 이 작은 모임이 다시 소그룹으로 나눠지는

꼴이 눈에도 보이기 때문이다.

 

소위 쿵짝이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가 좋아서, 모두가 서로 친해보자고 만나기 시작했던 것 아닌가 우리들은?

그런데 지금 이 모습은 뭔가.

그런 의문이 들어서였다.

 

나로선 드물게 일어나는 이 의식의 작용을

요 몇 달 동안 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란 변수를 억지로 변명으로 사용해서

합리화 하고 싶지는 앖않다.

어쨌든 인간관계에 피곤해진 건 사실이니까.

 

다시 처음처럼 '이 모임이' 좋지 아니한가'로 바뀔수 있을까.

구성원 누구를 봐도 푸릇하고 어여쁘며 그의 삶이 진한 커피향처럼 다양한 매력을

내뿜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까.

어쩌면 사람들은 그대로인데 나만 이상해진 건지도 모른다.

그래, 내가 이상해 진건지도 모르지.

 

 

 

 

 

 

 

 

 

 

 

 

HEART
2016-09-29 21:34:37

비밀 댓글.
만년아가씨
2016-11-01 18:55:22

비밀 댓글.
철나라
2016-10-18 10:21:50

어느날 갑자기 모든 모임들이 너무 귀찮게 생각되었답니다.
그래서 모든 모임에 탈퇴 신청을 했습니다.
깔끔하게 끝내려구요.
처음에는 왜 그러냐는 둥, 어째그러냐는 둥 말이 많았지요.
내 생각이 그렇게 정리되었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깔끔하게 끝냈지요.

지금, 아주 개운하고 즐겁습니다.
어차피 사는 것이 혼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외롭다고 생각들 때
이렇게 한 줄 글을 남기는 것으로
외로움을 다스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만년아가씨
2016-11-01 18:57:05

그렇죠? 그런거죠? ㅋㅋ 철님은 절 이해해주시는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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