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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울집 강아지

어려서부터 동물들이랑 별로 친하지 않는 나.

아주 어린 시절 몇개월간 시골 친척집에 맡겨져 살던때


유독 나를 공격하는 못된 오리가 있었다.


얼마나 못된 놈인지 내가 아침에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툇마루로 내려와


댓돌 위에 놓인 신발을 신을라치면 저 멀리서부터 마당에 뿌려진


모이를 먹다말고 내쪽으로 달려온다.


그리고는  내가 마당으로 내려서자마자 그 노랗고 넓적한 주둥이로


 내 뒷꿈치를 쪼아대는 것이다.


덕분에 나는 종종걸음으로 도망을 치곤 했는데 멀리서 다른 사람이 보면


아마 오리가 내가 너무 좋아 졸졸 따라다니는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나만 보면 컹컹 짖던 개를 비롯하여 마당에서 모이 쪼던 오리까지


날 공격하다니 내가 어지간히 겁쟁이였나보다.


 


원체 손이 많이 가는 걸 싫어라하고 이런 저런 까닭으로


동물을 키운다는 걸 엄두도 못냈었는데 같이 사는 사람이 기어이


일을 냈다.


싫다고 싫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키우면 어떨까 말만 던져놓고는 낼름 콩알만한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왔다.


이름있는 견종도 아니고 아는 사람이 키우던


강아지의 어미개가 이번에 또 낳은


새끼라며 데려온거다.


 


순 똥개....근데 콩알만한 게 어찌 그리 귀여운지.


털은 하얗고 까만 눈동자에 눈가는 축 쳐져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개 껌도 사오고 개 집도 사오고 사료까지 큼지막한 걸로


들고왔다.


도로 가져가라 하기엔 이미 늦은거다.


산책, 목욕, 먹이주고 같이 놀아줄거면 맘대로 하라고했다.


헌데 그러겠다고 약속해도 그게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워낙 변덕이 죽을 쑤고 한군데 흥미를 오래 못가지는 사람이니까


언젠가 저 똥개의 치닥거리는 내차지가 될거라 본다.


 


그런데 이름을 뭐라고 지어야하나...


허여멀건 하고 조그만게 꼭 두부가 생각나 두부로


하자고 했더니 장난하냐고 질색을 한다.


두부가 머가 어때서? 귀엽기만 하구만!


그럼 자기가 맘에 드는걸루다 지어라?


자기가 키울거니까.


그랬더니 또 막상 좋은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단다.


 


백호? 백곰?장군? 멍군?


딱히 이거다 싶은 이름이 없다.


그냥 우리 똥강아지라고 부르고 있는 중이다.


 


 

푸른지성
2010-01-23 13:08:28

흰둥이 어때요;;;
만년아가씨
2010-01-24 22:09:02

누가 코카콜라 광고에 나오는 그 백곰 닯았다 그래서 백곰-->곰이->고미->꼬미 가 되었어요. 지금은 꼬미라고 부르고있어요 ㅋㅋ
s.m
2010-08-10 15:30:55

귀엽겠다~~강아지키우고 싶은데 못키워요ㅠㅠ
만년아가씨
2010-08-10 15:37:49

지금은 집에 없어요. 아버지가 강아지 팔아버렸어요 ㅠㅠ 나중에 독립하셨을때 키워보세요~
s.m
2010-08-11 15:26:27

네ㅠ저희 아빠가 비염이라 독립해서 키우래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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