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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미용실의 수현 언니랑 밤 운동을 갔다.
왕복 2킬로미터 걷기.
나이는 나보다 많은 언니가 걸음은 왜케 빠르냐.
아주 노인네 체력을 못따라간다 내가.
암튼 걸으면서 얘길 많이 했다.
평소엔 몰랐던 언니의 생각이나 가치관이랄까.
다른 무엇보다 내 고민을 얘기해줬더니 그 언니 대답이 걸작이라 기억에 남는다.
"너랑 나는 고지식한 편이어서 변화를 두려워해.
지금 갖고 있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도 받아들여.
내가 이 옷 입어봐, 이 머리 해 봐 하면 너는 너한테 안어울린다고 단칼에 잘라버리잖아.
어머, 그럼 한번 해볼까?
요렇게 나와야지 발전이 있지."
언니 말을 듣고 그렇구나 싶었다.
내가 해 왔던 많은 행동과 겉모습, 심지어 생각조차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길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잊고 있었다는 것.
세상에는 존재하는 사람 수 만큼이나 멋진 것들이 많다는 것.
그런 와중에서 나도 모르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
하나 하나 바꿔가라고 했다.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다.
이 언니는 참 재미있구나.
나는 다시 한번 언니 모습을 봤다.
나이답지 않게 날씬하고 아름답다.
요새 들어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