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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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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녀를 죽음으로 내 몬것은 못난 자존심이었을까

32살의 처녀 시나리오 작가가 싸늘한 냉방에서 먹을 게 없어 굶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무척 놀랐다.

 

여기가 북한도 아니고 일인당 지엔피가 몇만불이 넘는다는 이 나라에서,

그것도 나이들어 보살피는 사람없는 노인도 아니고 새파란 처녀가....

 

아무리 그래도 매스컴의 과장이 지나친 것이겟지.

지병이 있었다하니 아무래도 그것때문에 잘못된 것이겠지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다 감안해도 역시 비상식적인 일이긴 하다.

 

먼 아프리카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로써 대한민국에도 먹을 게 없어 죽는 사람이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아프리카의 기아와는 질이 다른 것이다.

이 기사를 인터넷에서 보고 밑에 달린 댓글을 보니 가관이다.

 

언제나 그렇듯 헐 소리 나게 만드는 몇몇 의식있으신(?)분들의 댓글이 눈에 띈다.

아직 한창 새파랗게 젊어 일을 할 나인데 아무리 돈을 못벌어도 그깟 자존심이 뭐라고 도움도 청하지 않고 청승이었냐고...

뭐 대충 그런 뉘앙스였다.

 

참, 똑 부러진 대답이다.

어찌나 똑 부러지는지 정나미도 뚝뚝 떨어진다.

댓글을 쓴 사람의 얼굴과 실명이 안 보인게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정말 체면 차리고 자존심 챙기는 사람이었다면 주인집 문앞에 <며칠을 굶어서 그러는데 남는 밥이랑 김치있으면 달라>는 내용의 쪽지는 감히 붙여놓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배고팠을까, 얼마나 세상이 원망스러웠을까 생각하면 생전 본 적도 없는 여자의 희망 잃은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기사에 소개된 그녀의 가정환경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하고 거의 왕래도 하지 않았다 한다.

               

                         무슨 꿈이었기에 그녀를 그리 고독하게 만들었을까.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녀의 시나리오 안에서 그녀 자신은 행복했을까.

 

                         안타깝고 가여운 일이다.

                         결국은 그녀가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은 그녀 자신에게                      절반의 책임이,   주변인들 즉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나머지 절반의 책임이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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