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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아가씨
...
변화

늦은 아침 겸 점심을 평소보다 많이 먹고 알바를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는데 아버님이 와 계셨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청소나 관리를 소홀히 해 창고에 쥐가 들락거린다며 투덜대신다.

 

온 주위가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청소를 깨끗이 한들

올 쥐가 안 올리도 없거니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게 쥐라,

 

                         그러시거나 말거나 나는 발걸음도 가벼웁게

 정류장으로 향하며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어머님,아버님 기침 소리에도 간이

콩알만해지고 예민했던 내가

이토록 몇 년 사이에 대담하고 낯두꺼워져 있다니.

 

나는 그동안 퍽 변했나보다.

모든 것이 내가 아닌 타인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던 내 세계가 이제 다시 내 안으로

포커스가 맞추어지면서

나는 더이상 내 인생을

황폐한 사막처럼 그냥 두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 첫번째가 이것이다.

그러려니 하기.

 

여전히 나는 시부모님을 존경한다.

좋건 나쁘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니까.

 

그러나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 세계의 중심이 그분들이 아님을 똑똑히 깨닫고,

수십 년 동안 나를 지배했던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기적이거나 나쁜 여자가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따뜻한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보다 더

자신을 아끼고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간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조금은 지혜로워지는 걸까.

 

나이를 헛먹지 않고 향기있는 사람으로

오래도록 타인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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